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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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이프가 뛰던 곳"…실러선, 후보 알고도 이적한 이유

기사입력 2016.08.28 09:5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27세. 아직은 주전으로 뛰는 것이 중요할 때다. 한번 주전과 비주전으로 굳어지면 좀처럼 상황을 바꿀 수 없는 골키퍼 포지션이라면 팀내 입지에 더욱 민감하다.  

올 여름 바르셀로나는 출전 보장을 앞세운 골키퍼의 신경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2년 동안 클라우디오 브라보(맨체스터 시티)와 마르크 테어 슈테겐을 리그와 컵대회로 나눠 활용했지만 두명 모두 풀타임 주전을 주장하면서 브라보를 맨시티로 보내야 했다. 

슈테겐에게 넘버원 골키퍼 자리를 맡긴 바르셀로나는 백업으로 뛸 선수를 찾았고 야스퍼 실러선을 택했다. 실러선은 1989년생으로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와 자국 대표팀 수문장을 맡고 있는 골키퍼다. 한창 주가를 높이던 상황서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후보를 자처한 모양새다. 바르셀로나가 슈테겐과 계약을 연장할 계획을 가진 상황인 만큼 당분간 실러선에게 주어질 무대는 코파 델 레이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뻔히 후보임을 알면서도 바르셀로나를 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실러선은 바르셀로나 입단식을 마친 2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故 요한 크루이프의 영상을 게재했다. 크루이프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완성한 인물이다. 선수와 감독으로 유소년 육성을 강조하며 '라 마시아'를 만들었고 지금의 공격적인 축구 철학을 심었다. 크루이프의 영향으로 그동안 스무명의 네덜란드 선수가 바르셀로나를 거쳐갔다. 



실러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바르셀로나는 많은 네덜란드 레전드가 뛰었던 곳이다. 나도 그들의 발걸음을 뒤따르고 싶다"고 글과 함께 크루이프의 영상을 올렸다. 

실러선은 공식 입단식에서도 "나는 네덜란드 사람이고 크루이프의 유산이 있는 팀에서 뛰어 뜻깊게 생각한다. 크루이프가 뛰었던 곳에 내가 갈 수 있다는 것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이적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마냥 넘버투를 인정할 생각은 아니다. 그는 "슈테겐은 재능이 특출난 골키퍼"라며 "출전 여부는 감독님이 결정하는 부분으로 나는 가급적 그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싶다"고 주전 경쟁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실러선 SNS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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