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2016 리우올림픽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지난 6월, 브라질축구협회는 결단을 내렸다. A대표팀과 올림픽팀을 모두 맡아 이끌던 카를로스 둥가(53) 감독을 경질하는 단호한 선택을 했다.
그로부터 약 두 달이 흐른 21일(한국시간) 브라질은 올림픽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영광을 썼다. 브라질은 숙적 독일과의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정규시간과 연장 전후반 모두 1-1로 마친 뒤 돌입한 승부차기서 5-4로 승리하며 힘겹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타공인 축구 최강국 브라질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한 월드컵 통산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이지만 올림픽에서는 이상하게 힘을 쓰지 못했다. 세 차례 결승에 오르고도 모두 고배를 마시면서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브라질에 더이상 올림픽 간절함은 없다. 新황제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은 이번 올림픽에서 120년의 숙원을 말끔하게 풀어내면서 자신의 축구사를 새로 썼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이니 만큼 브라질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사실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다. 속으로는 많은 문제점이 있던 올림픽 준비기간이었다. 브라질은 올림픽 개막을 두 달도 남겨두지 않았던 6월 중순 올림픽팀 선장을 잃었다. A대표팀과 겸임하던 둥가 감독이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조별리그 탈락으로 해임됐기 때문이다.
둥가 감독은 코파 아메리카를 마치면 올림픽 체제에 돌입할 생각이었고 이를 대비해 네이마르와 더글라스 코스타 등을 와일드카드로 낙점하고 대표팀 예비명단을 일찌감치 발표하며 윤곽을 그렸던 상황이었다.
2년 연속 코파 아메리카 실패로 브라질축구협회는 둥가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지 않았고 칼을 빼들었다. 어떻게 보면 올림픽 실패는 당연해 보이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또 다시 A대표팀과 올림픽팀을 겸하는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으나 유소년 대표팀을 이끌던 호제리우 미칼레로 선회했다. 미칼레 감독은 최근까지 브라질 20세 이하 대표팀을 지도했던 터라 현 연령대 선수들에 익숙했다.
미칼레 감독은 준비기간이 짧았던 만큼 많은 요구를 하지 않았다. 네이마르와 가브리엘 제수스, 가브리엘 바르보사의 재기넘치는 개인기를 적극 활용했다. 한동안 브라질 축구에서 보지 못했던 개인 플레이가 주를 이루면서 모처럼 삼바축구의 힘을 보여줬다. 핵심은 단연 네이마르였다. 브라질은 철저하게 네이마르 중심으로 돌아갔고 네이마르도 토너먼트부터 결승까지 연속골 행진을 내달리면서 브라질에 새로운 영광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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