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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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 분석②] '못 버티는' 투수들, 타자들의 발전 때문일까

기사입력 2016.08.04 23:47 / 기사수정 2016.08.04 23:4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요즘 타자들은 그런 공 다 쳐낸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어중간한 공 가지고는 더이상 승부가 어렵다는 뜻. 그만큼 타자들의 타격 기술은 갈 수록 세밀해지고 더더욱 정교해진다. KBO 타자들은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중간 그 어디쯤에 있다.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뻥 야구'도 가능한데, 일본의 현미경야구와 비슷한 정교함도 추가하고 있다. 

◆ 타자의 기술 발전 > 투수의 기술 발전?

타자들의 타격 기술이 향상됐다는 것에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최신식 장비를 통해 파워를 늘리고, 과학 기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투수를 공략하는게 더 쉬워졌다는게 정설이다. 

한 감독은 "선수들이 FA 등 예전에 비해 개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다보니 악착같이 자기 관리를 한다. 80년대 90년대까지만 해도 타고난 재주로 야구를 하는 선수가 더 많았다면, 이제는 노력으로 기량을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지름길인데 자기 관리를 소홀히하는 선수는 이제 버틸 수 없지않나"고 첨언했다. 

이 말대로 '벌크업 열풍', '웨이트 열풍'이라고 할 만큼 자신에게 필요한 근육을 가꿔 몸 형태 자체를 다르게 만드는 훈련은 이제 대부분의 선수들이 동참하고 있다. 팀이나 감독이 강제로 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혹독한 자기 훈련과 관리로 성공하는 선수들이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너도 나도' 뛰어드는 긍정적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같은 기술 발전의 혜택은 타자들만 누린 것이 아니다. 속도의 차이일 뿐 투수들 역시 함께 발전했다.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140대 초반의 공만 던져도 '빠른공'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토종 선수들 가운데도 150 가까이 던지는 선수가 훨씬 늘었다. 평균 구속도 빨라지지 않았나. 훈련 방법 발전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 괴물 신인 투수, 정말 류현진이 마지막일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리그를 뒤흔드는 신인급 투수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넥센 신재영은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두며 눈도장을 찍었지만, '압도적'이라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도 있는게 사실이다. 

순수 신인 투수가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것은 2006년 한화의 신인이었던 류현진이 마지막이다. 류현진만큼은 아니더라도 국가대표 투수 세대 교체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류현진-김광현-윤석민-양현종 등 86년~88년생 투수들이 최정상에 오른 후 다음 세대의 출현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유망주는 많아도 '1등감'을 골라내기가 어렵다.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순수 신인이 데뷔 첫해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최근 트랜드는 바뀌었다.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투수들도 퓨처스리그에서 충분한 적응기를 거치고 올라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어린 투수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삼위일체'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투수들은 그걸 다 소화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잔부상도 많다. 언밸런스가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아마추어의 기용 방식에도 여전히 문제가 있다. 일부 감독들이 1,2선발 투수를 혹사시킨 후유증이 프로 입단 후에도 남아있다. 몇년째 지적되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게 현실이다. 팔꿈치가 덜 자란 아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선수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방법이다. 이러니 어린 투수들이 프로에 와서 버틸 재간이 있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 스트라이크존 넓어진다더니…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된 후 스트라이크존을 넓혀야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온다. 시즌 개막전 기존 스트라이크존에서 위아래를 더 확대하겠다는 목표가 세워지지만 지키기 힘들다. 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하는 심판들의 훈련도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시즌 초반 넓어진듯 싶던 스트라이크존은 어느새 좁아져있다. 심판 개개인 성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좁다"는데는 대부분 같은 의견이다. 

갈 수록 발달하는 야구 중계 기술이 심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시선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중계 방송사에서 1구, 1구 실시간 궤적을 보여준다. 공의 움직임에 따라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는지, 포수가 어느 지점에서 포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물론 이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이 100%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다. 존을 통과하고도 포수가 잡는 지점이 조금 비껴날 수도 있고, 구종에 따라 세밀한 차이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워낙 높아 심판들이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자칫 박빙의 상황에서 화면상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 않은 공에 스트라이크콜을 불었을때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더욱 존을 좁게 볼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NYR@xportsnews.com

※관련 기사 더 보기 : [XP 분석①] '두점 베어스'는 옛말, 역대 최고급 타고투저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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