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다양한 징크스, 승리의 의지.
프로야구 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전쟁터다. 매일 희비가 엇갈리며, 승자는 좋은 기운을 잇기 위해 패자는 위기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땀을 흘린다. '징크스'는 이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인지 모른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승부사들의 마음이 투영된 것이 징크스다. 한편으로 징크스는 자신만의 '루틴'을 진행하기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한다. 징크스는 승리를 향한 또 다른 이름이다.
SK 와이번스의 메릴 켈리는 많은 징크스를 가진 투수로 유명하다. 그는 마지막 공을 던지고 난 다음 모자를 돌려쓰는 징크스와 함께 그라운드를 선을 밟지 않으며, 마운드의 흙을 들고 기도하는 모습을 취하기도 한다.
켈리는 "어릴 때 리틀리그 코치께서 '스포츠는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위기 속에서도 흥분하지 말라'고 말해주면서 나의 모자를 옆으로 씌우곤 했다"라며 "(프로 선수이지만) 야구는 즐겁게 하기 위한 게임이란 걸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모자를 돌려쓴다"고 했다. 10살 때부터 이어온 이 징크스는, 켈리가 야구를 임하는 자세를 고스란이 담고 있다.
안타 한 개의 절실함이 빚은 징크스도 있다. kt wiz의 박경수는 슬럼프 시기 11자루의 방망이를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박경수는 "징크스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타석에 들어서 안타를 치지 못하면 방망이를 바로 교체한다. 지난주 6연전 때 방망이를 11자루나 챙겨갔다"고 했다. 박경수의 열정이 빛을 본 것일까. 결국 그는 25~26일 삼성전에서 홈런 네 방을 포함해 6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박경수는 다섯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잇고 있다.
징크스인 듯 징크스 아닌 징크스도 있다. SK의 포수 김민식은 징크스에 대해 묻자 "잘 되는 날은 꼭 뒷주머니에 무엇인가가 있더라"라고 했다. 그는 "경기력이 좋으면 동전이나 쓰레기가 주머니에 있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경기를 해봤는데 효과가 없더라"고 미소지었다.
미신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징크스'이지만, 이 속에는 선수들의 열정과 이야기가 담겨있다.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프로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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