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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사이드] 쓸데없는 독일 걱정? 이탈리아면 걱정된다

기사입력 2016.06.29 13:0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란 늘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독일 축구를 걱정하는 것은 가장 비생산적인 일이다. 

유로2016에서도 이 말은 진리였다. 슬로바키아를 16강에서 만난 독일은 경기 전만 해도 '예전만 못하다', '평가전에서 졌었다' 등의 걱정이 줄을 이었지만 보란듯이 3골을 터뜨리며 8강에 올랐다. 슬로바키아를 완파하는 모습에 독일 걱정은 하등 쓸모가 없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 누구를 만나도 여유로운 독일이 유일하게 걱정하는 것이 있다. 이탈리아다. 그런데 독일의 8강 상대가 이탈리아다. '하필'이라는 짧은 탄식이 나올 만하다. 

가로막아도 자신있게 직진하는 전차군단 독일도 이탈리아의 빗장수비 앞에서는 운전대를 돌려야 했다. 그동안 33차례 이탈리아를 상대한 독일이 승리한 것은 고작 8번(10무15패)에 불과하다. 상대전적서 이탈리아에 크게 밀리는 독일의 문제는 월드컵·유로와 같은 메이저대회서 상대를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점이다. 독일이 거둔 8승은 모두 비중 없는 친선경기였다. 

반대로 독일이 눈물을 흘린 무대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서독 시절 1970 멕시코월드컵 준결승 패배, 1982 스페인월드컵 결승 패배를 기록했고 2006년에는 자국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패해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4년 전 유로2012 준결승에서도 독일은 이탈리아에 무너졌다. 메이저대회 토너먼트서 만나면 무조건 탈락했던 독일은 1962 칠레월드컵,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 유로96 등 조별리그에서도 이탈리아를 맞아 무승부가 최대 성과였다. 

전력과 무관하기에 천적관계가 무서운 것이다. 세기의 명승부인 멕시코월드컵 준결승은 프란츠 베켄바우어를 앞세우고도 패했고 유로2012에서는 전력 평가가 극과극이었지만 이탈리아가 웃었다.



이번 대회는 전력차마저 크지 않다. 세계챔피언 독일의 힘이 예전만 못한 반면 이탈리아의 완성도는 극에 달한 상태다. 이탈리아는 열세라던 벨기에, 스페인전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내면서 사기마저 하늘을 찌른다. 

여러모로 독일이 진지하게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가운데 요하임 뢰브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을 통해 "지금 우리는 이탈리아 트라우마가 없다. 과거는 과거"라며 "4년 전 패배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됐다. 현재 이탈리아는 다른 팀이 됐지만 두렵지 않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뢰브 감독의 말처럼 독일은 지난 3월 이탈리아와 친선경기서 4-1로 이겼다. 독일이 이탈리아에 거둔 21년 만의 승리였다. 이를 발판 삼아 이번 8강에서도 독일이 자국 축구사 최대 징크스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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