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섬세하고 역동적인 축구를 하겠다."
황선홍(48) 신임 FC서울 감독이 밝힌 취임일성이다.
황 신임 감독은 2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에서 "서울 감독에 부임한 결정도 내 꿈 중에 하나다. 시즌 중반에 다시 팀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부담과 걱정이 있지만 당당하게 나와 선수를 믿고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자신만의 확실한 축구 색깔을 갖춘 지도자다. 포항 스틸러스를 지도하면서 짧은 패스를 통한 패턴플레이로 세계적인 흐름과 가장 맞닿아있는 축구 철학을 보여줬다.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유럽축구를 관전하며 자신만의 색깔은 더욱 뚜렷해졌다.
그는 "내가 축구하는 축구는 섬세하고 빠른 것이다. 서울에서도 그런 부분을 발전시켜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싶다"면서 "한국축구가 세계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템포가 빨라야 한다. 유럽축구를 보면서 다시 확신을 했고 서울에서도 템포가 빠른 축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상황은 다르다. 장시간 전임 최용수 감독이 맡아 수비적인 스리백 전술이 주가 된 상황이다. 주로 사용하는 포메이션도 스리백과 포백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황 감독은 "완전히 상반되지 않는다. 서울도 세밀한 축구를 하기에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시스템은 차이가 있지만 추구하는 지향점은 같다. 선수들과 조금 더 교감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결국에는 도전이다. 시즌 도중에 승승장구하는 팀의 지휘봉을 잡아야 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이유도 마찬가지다. 황 감독은 "나도 중간에 팀을 맡는 것이 부담이지만 감독이 안전하고 순탄하게 갈 수는 없다. 또 하나의 도전"이라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는 질타를 받겠다. 그런 것이 두려워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서울의 감독을 맡은 이상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항 시절과 달리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서울을 택한 이유 중에 하나다. 내 한계가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핸디캡이 있다. 이것도 내가 서울에서 검증을 받겠다"며 "지금이 내 개인 능력을 시험하기 좋을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 취임식을 마친 황 감독은 곧바로 팀훈련장인 구리챔피언스파크로 이동해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다. 이어 29일 예정된 성남FC전을 준비하게 된다.
그는 "어제 저녁에 성남 경기를 챙겨봤다. 우리 팀에 부상과 경고트러블로 중원에 누수가 있는데 복안은 어느정도 세워놓았다. 선수들과 잘 소통해서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데뷔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