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방송인 김구라가 MBC '라디오스타'에서 선보인 정치 개그의 중심은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이었다. 신곡 발매를 결정하는 소속사 내 관계자를 일컬어 "결국 다 '친박' 아니냐"고 장난스레 타박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일컫는 단어들이 JYP엔터테인먼트에 고스란히 이식되는 순간이었다.
소속 아티스트 개개인의 성향을 짐작할 순 없지만, 음악적으로 가장 박진영과 밀접한 '친박' 세력은 단연 원더걸스였다. 데뷔 후 내놓은 타이틀곡 '아이러니', '텔미', '쏘핫', '노바디', '투 디퍼런트 티얼스', '라이크 디스'는 박진영의 작품이었고, 이 곡들을 통해 원더걸스는 시대를 대표하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속 그룹 투피엠, 미쓰에이, 갓세븐, 피프틴앤드, 지소울, 데이식스, 트와이스 등이 자체 프로듀싱 혹은 타 작곡가와 손을 잡으며 약 2년여 전부터 탈박 움직임을 보였으나, 원더걸스만큼은 달랐다. 지난 해 밴드 컴백을 알린 원더걸스는 박진영이 작곡한 '아이 필 유'로 여전한 음악적 동반자이자 '친박 세력'임을 확고히 했다. 박진영과 원더걸스는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원더걸스가 데뷔 10년만에 대변혁을 예고했다. '친박 좌장의 탈박'이 시작된 것이다. 6월 말 공개되는 원더걸스의 신곡은 박진영의 곡이 아닌 멤버들의 자작곡이다. 박진영의 타이틀곡 뒤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빛 발하지 못했던 원더걸스 멤버들의 작사, 작곡 실력이 드디어 제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원더걸스의 작사 및 작곡 실력, 이미 아는 사람은 안다. 미니앨범 'Reboot' 속 '사랑이 떠나려 할 때', '존 도', '원 블랙 나이트' 등은 이미 꽤 호평 받았고, 예은은 핫펠트라는 예명으로 내놓은 솔로 앨범 전곡에 공동 작사, 작곡을 맡아 무게감 있는 명반을 탄생시켰다. 그렇게 차근차근 쌓아온 실력이 이번 타이틀곡을 통해 공개되는 것.
10년간 확실한 친박이었던 원더걸스의 이번 도전은 신기하면서도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박진영이 쌓아올린 복고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의지로 밴드로 변신해, 그들의 실력으로 타이틀곡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첫 '탈박' 앨범은 원더걸스의 음악적 성장을 엿볼 수 있는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친박세력의 탈박, 6월 말 가요계가 더없이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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