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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리드는 무의미한 것일까 [XP 인사이드]

기사입력 2016.06.13 07:00 / 기사수정 2016.06.13 06:17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포수의 리드, 확률을 낮추기 위한 수싸움.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라고 불리는 '포수'. 포수의 가장 큰 임무는 투수 리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수의 투수 리드에 대해 무용론을 펼치기도 한다. 아무리 포수가 완벽한 리드를 펼쳐도 투수의 제구가 들쭉날쭉하다면 어떨까. 포수 리드를 반박하는 대표적인 주장이다. 이에 대한 현장의 반응을 들어봤다.

선두 질주 중인 두산 베어스는 강력한 선발진(ERA 3.87·리그 1위)이 장점이다. 8승 투수가 세 명(보우덴, 장원준, 니퍼트)이나 되며, 6승 투수도 한 명(유희관) 있다. 올 시즌 두산 투수들의 단골 멘트는 "양의지의 리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이다. 투수들이 양의지의 수비 능력을 신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투수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포수 리드는 무의미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 점을 빨리 파악하고 볼배합을 바꾸는 것도 포수의 역할이다. 포수 리드에 정석은 없다. 또한 투수들이 편안한 마음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포수로서 중요한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투수의 공을 가장 잘 파악하고 사람은 직접 포구하는 포수다. 포수가 볼이 안 좋다고 하면 마무리 투수라도 교체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포수는 투수의 공을 포구하는 데 그치는 포지션이 아니다.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를 보듬으며 차선책을 만들어내야하는 자리다. 투수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공을 던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포수는 더욱이 필요한 존재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1990경기에 출장한 박경완 코치는 포수의 리드를 '결과론'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볼배합이라고 해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실패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30경기를 기준으로 선발 투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등판하는 횟수는 다섯 번 정도다. 포수에 대한 투수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라고 했다.

박 코치는 "볼배합은 결국 확률을 낮추는 싸움이다. 150km/h 공도 타자들에게는 공략당한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이겨낼 수 있어야 승리할 수 있는 게 야구다. 그렇기 때문에 포수 리드가 중요하다. 투수의 공을 직접 잡는 포수가 투수를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박 코치는 "투수가 포수의 사인에 고개를 흔들었는데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면 포수는 볼배합의 실수인지 제구력의 문제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복기가 중요하다. 포수의 리드는 안타를 허용할 확률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볼배합에 있어 투수와 포수의 신뢰 관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수에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확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투수들은 마운드에 오르면 신경이 곤두세워져 있다. 이를 차분하게 해주는 것이 포수의 역할이며, 팀 투수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도 일이다"라고 했다.

포수의 리드는 정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는 끝이 없는 스포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투수가 던지는 공에 위력을 더하는 것은 포수의 힘이다. 투수를 빛나게 하는 '조연' 포수의 존재를 잊지 말자.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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