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빨로맨스' 첫방①] 독특한 로코 탄생…유치해도 괜찮아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운빨로맨스’가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의 시작을 알렸다. 

25일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는 심보늬(황정음 분)와 제수호(류준열)의 운명적인 첫 만남을 담았다. 

첫 만남부터 범상치 않았다. 화장실 청소를 하던 심보늬는 월급을 떼먹고 도박판에 뛰어든 사장을 찾아간 카지노에서 제수호와 충돌했다. 제수호는 결국 오물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우연한 인연은 또 이어졌다. 심보늬는 친구 이달님(이초희)의 급한 부탁을 받고 토끼탈을 쓴 채 제수호의 회사 제제팩토리 시연회에서 오류를 해결하러 나섰다. 제수호는 그를 산업스파이로 오해했고, 보늬는 그가 듣고 있는 줄 모른 채 전화로 제수호를 험담했다. 

운명 같은 만남이 또 찾아왔다. 만취한 심보늬는 제수호를 발견, “너 호랑이 띠야?”라며 주사를 부렸다.호랑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야 동생을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제수호가 호랑이띠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첫 회는 등장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데 힘을 줬다. 최고의 게임회사 제제팩토리의 CEO와 형편이 어려운 긍정녀의 만남은 신데렐라와 재벌남이라는 식상한 구도를 떠올리게 하지만, 독특한 소재는 장점이다. ‘미신’, 호랑이띠 남자와의 하룻밤‘ 같은 코믹한 요소와 이로 인해 벌어지는 로맨스와 갈등이 뻔하지 않게 전개될지 주목됐다.

다만 첫 회부터 많은 에피소드가 나왔는데 연결이 산만해 지루함을 줬다. 어수선한 이야기를 더 흡인력있게 끌어나가야 한다. 사실 소재 자체가 현실과 거리가 있고 유치하다고 느낄 수 있어 이를 공감 가고 재미있게 그려나갈지 관건이다. 남자주인공이 원작과 다르게 설정된 탓에 웹툰의 재미를 느낀 이들이 실망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심보늬 역을 위해 쇼트커트로 변신한 황정음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코믹한 연기를 몸에 맞게 소화했다. 겉은 밝지만 속으로는 자신 때문에 주위 사람이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자책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단숨에 대세 배우가 된 류준열은 지상파 첫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매사에 합리적으로 생각하려 하는 게임회사 CEO지만 과거의 트라우마에 대한 아픔이 있는 역할을 맡았다. 이성적인 성격이지만 심보늬 때문에 곳곳에서 허당미를 분출하는 연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30대 CEO보다는 대학생의 느낌이 묻어나와 이를 보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로맨틱 코미디에는 처음 도전했는데, 전형적인 로코의 남자주인공이라기 보다는 개성이 강한 배우에 가까운 그가 로맨스 연기를 어떻게 해나갈지 기대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