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웨인 루니(31)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12년 만에 챙길 수 있는 모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유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3~2004시즌 FA컵 우승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우승이 결코 쉽지 않았다. 맨유는 객관적인 전력의 우세에도 수비적으로 나선 팰리스를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마루앙 펠라이니와 앙토니 마샬이 시도한 회심의 슈팅마저 번번이 골대를 때리면서 운까지 따라주지 않는 듯했다. 잘 풀리지 않던 경기 엎친데 덮친격으로 후반 33분 제이슨 펀천에게 허용한 실점은 맨유에 치명타였다.
남은 시간은 불과 10여분. 맨유의 우승 도전이 실패로 돌아갈 것 같던 순간 루니가 번뜩였다. 전성기 시절 상대 수비수를 앞에두고 무작정 파고들던 패기와 저돌성이 모처럼 발휘됐다. 상대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서 오른쪽으로 깊숙하게 파고든 루니에 팰리스 수비수들은 당황했다.
과감한 돌파에도 슈팅 타이밍과 각도가 나오지 않았지만 루니는 침착하게 문전으로 크로스를 시도했고 펠라이니를 거쳐 후안 마타가 마무리하며 값진 동점골이 터졌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데 루니가 혁혁한 공을 세운 득점 과정이었다.
루니 덕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간 맨유는 크리스 스몰링이 퇴장을 당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후반 5분 제시 린가드가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내면서 12년간 이어지던 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마침내 루니가 들어보지 못했던 FA컵을 손에 넣는 순간이었다. 지난 2004년 에버턴을 떠나 맨유에 입성한 루니는 부족할 것이 없는 선수 생활을 누렸다. 맨유는 늘 세계 정상의 평가를 받았고 그 중심에 루니가 있었다.
맨유서 보낸 12년 동안 온갖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루니는 자여스레 우승 트로피가 따라다녔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5회, 리그컵 우승 2회, 커뮤니티실드 우승 3회에 더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서 우승했다.
그런데 유독 FA컵은 인연이 없었다. 지난 12년 동안 두 차례 FA컵 결승에 올랐지만 지독하게도 기회가 따르지 않았다. 세 번째 도전인 이날도 루니는 준우승 위기에 내몰린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하며 마지막 순간 트로피를 자신있게 들어올렸다. 본인은 물론 맨유에 또 한 번의 찬란한 역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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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