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박진태 기자] 메릴 켈리가 또다시 울었다
켈리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6차전에서 선발 마운드에 올라 8⅓이닝 3실점(2자책점) 7피안타 7탈삼진 2볼넷을 기록했다. 팀은 마무리 투수 박희수의 난조 속에 3-4로 역전패 당했다.
올 시즌 SK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켈리가 승수 쌓기가 더디다. 켈리가 부진한 까닭이 아니다. 팀 타선이 그의 승리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는 올해 여덟 번 선발 등판해 모든 경기에서 5이닝 이상 투구를 해주고 있으며, 퀄리티스타트는 여섯 차례 기록했다. 그러나 켈리는 2승(3패)만을 거두고 있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13일 LG전에서는 7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에 대한 꿈을 꿨지만, 팀 타선을 1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롯데와의 3차전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켈리는 최승준의 솔로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이후 김대륙에게 우익수 옆 3루타를 맞았고, 아두치에게 1루수 땅볼을 빼앗겨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그는 김문호에게 2루타를 허용해 또 한 차례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그는 손아섭의 타석 때 주자를 견재하기 위해 나선 포수 김민식의 송구가 실책으로 연결돼 뼈아픈 역전을 롯데에 헌납했다.
2실점을 기록했지만 켈리는 4~6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7회초에도 수비진의 실책이 엮인 2사 2,3루 위기를 극복하며 자신의 역할을 했다. 여기서 기적이 일어나는 듯했다.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정권이 바뀐 투수 윤길현에게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고, 후속 타자 최정도 기세를 이어 역전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극적으로 8회말 승리 요건을 갖춘 켈리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볼넷 한 개를 내줬지만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잡아냈다. 그는 1사 1루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박희수에게 공을 넘겼다. 하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박희수는 승계주자를 막아내지 못했고, 켈리의 시즌 3승은 그렇게 하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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