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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야수 세대 교체, 기대해도 좋은 이유 [XP 분석]

기사입력 2016.05.16 07:30 / 기사수정 2016.05.16 08:1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세대 교체는 몇달 사이에 이뤄질 수 없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3년 이상을 내다보고 차곡차곡 곡식을 쌓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 

최근 KIA 타이거즈 타선에는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칭스태프가 공을 들여 키운 젊은 타자들이 조금씩 '포텐셜'을 터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승세가 얼마나 갈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당장 며칠 내에 슬럼프가 올 수도 있다. 야구는 늘 그렇다. 

하지만 KIA의 세대 교체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관심을 쏟아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평평하게 기본을 다졌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경쟁 체제의 시작이다. 

◆ 1군 경험이 약, 자연스러운 경쟁 구도

오준혁은 최근 KIA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천안북일고 출신으로 2011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오준혁은 1년전인 지난해 5월 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돼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로 함께 온 오준혁과 노수광도 이미 퓨처스리그에서는 최상위권 레벨의 타자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때문에 KIA 구단이 거는 기대가 컸다. 두 선수 모두 병역을 해결한 젊은 타자고 발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지난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박흥식 타격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집중 조련을 받았고, 조금씩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박흥식 코치는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노력한 성과가 조금씩 보인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차례 2군에 다녀온 오준혁은 5월 들어 타율 3할2푼1리로 맹활약 중이다. 

노수광도 마찬가지. 최근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1군 경험은 그에게 곧 자산과도 같다. 한화 2군 시절 당시 이정훈 감독의 지도로 공격과 수비에 조금씩 눈을 뜬 노수광은 이제 KIA에서 기대하는 외야 유망주다. 

지난해 신인으로 놀라울만큼 안정적인 중견수 수비를 보여준 김호령은 최대 약점이었던 공격에서 180도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허무하리만큼 큰 차이가 나는 공에 헛스윙을 당하는 일이 많았었지만 지금은 힘을 실어 자신의 스윙을 한다. 당연히 결과도 좋다. 안정적인 수비가 최대 장점이었는데 공격툴까지 장착하면 팀으로서는 이 이상 좋을 수 없다. 박흥식 코치도 "김호령의 컨택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 헛스윙이 많이 줄었다. 결과가 좋으니 본인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고 더 밝아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유격수 강한울도 최근 공·수에서 기회를 꿰찼다. "제대로 된 타구가 아니라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본인은 아쉬워 했지만, 주로 8~9번 타자로 출전하며 상위 타선 연결 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

포수도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지난해 눈도장을 찍은 백용환과 이홍구 그리고 베테랑 이성우가 1군 엔트리를 번갈아가며 채우고, 2군에서는 한화에서 이적해 온 군 제대 선수 한승택과 신인 신범수가 열심히 무기를 갈고 닦는 중이다. 누구 한명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KIA는 지난해에도 60인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 대다수가 1군 엔트리에 한번씩 포함되며 기회를 얻었다. 1군 등록과 1군 경기 출장은 선수에게 대단한 동기 부여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 2군에서 희망이 자란다

몇 년 전까지 황무지에 가까웠던 KIA 2군은 이제 유망주들이 빼곡히 들어찬 '양지'로 변신했다. 현재 2군에서 타자로서 가장 집중 조명을 받는 선수는 황대인과 박진두, 최원준, 이진영이다. 

2차 1라운드로 지명돼 지난해 신인으로 입단했던 황대인은 상무 입대가 불발된 후 2군에서 약점 보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맹훈련 중이다. 정식 선수로 전환된 '거포 유망주' 박진두도 마찬가지. 거대한 체격에도 유연함, 완벽한 스윙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박진두는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교육 리그에서도 미국 현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까지 받았던 기대주다. 

올해 신인인 내야수 최원준과 외야수 이진영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해 2차 1라운드 신인이고, 서울고 재학 당시 메이저리그 계약 이야기도 나왔을 만큼 아마추어 시절부터 눈에 띄는 재목이었다. 지난해 백인천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아직 수비 포지션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맞추는 재능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코칭스태프는 NC 이종욱처럼 교타자로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최원준이 교타자 스타일이라면 이진영은 중거리형 유망주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후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이진영은 마무리캠프에서 눈에 띄는 재능을 보이며 부각됐다. 발도 빠르고 수비도 좋은 편인데다 타격에도 자질이 있다. 

김기태 감독은 황대인, 박진두, 최원준, 이진영을 시범경기 초반 1군에서 기용한 후 모두 2군으로 내려보냈다. 코칭스태프는 "이 선수들은 지금 당장 1군에 가져다놔도 자신의 몫은 할 선수들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급급해서 1군에서 우왕좌왕 하는 것 보다는 2군에서 착실히 자신의 것을 닦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설령 이 선수들이 모두 다 자라는데 몇년이 걸리고, 지금의 코칭스태프가 물러난 후가 되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KIA라는 팀이 튼튼해지는 것이다"라고 멀리 보고 있다. 

한편 2군은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흐뭇할 뿐이다. 구단에서도 2군에 대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하고 있다. 정회열 2군 감독이 "구단에서 2군에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해준다"고 이야기 할 정도다. KIA는 함평에 위치한 2군 구장에 야간 조명탑을 설치한 야구장을 하나 더 설계 중이고, 재활 센터는 이미 기둥 공사에 들어갔다.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다.

NYR@xportsnews.com/사진 ⓒ 엑스포츠뉴스,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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