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하이(中), 박상진 기자] 2016년 SKT T1의 처음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롤챔스 스프링에서도 1라운드 5승 4패라는, 전년도 롤드컵 우승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냈다. 그러나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SKT T1은 2라운드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며 3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kt 롤스터를 잡아낸 후 결승에서 ROX 타이거즈를 3대 1로 격파하며 우승자 자리에 올랐다. 왕의 귀환이었다.
롤챔스 스프링 우승으로 왕좌를 수성한 SKT T1은 곧바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이 열리는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대회 첫 날만 해도 SKT T1은 2연승을 거두며 경쾌한 발걸음을 걷나 했지만, 다음 날 RNG와 FW에게 내리 2연패를 당했다. MSI 우승 후보였던 두 팀에게 2연패를 당한 SKT T1은 다음 날 북미 CLG에 이어 FW와 리매치에서도 패배했다.
예선 탈락의 불안감이 엄습해온 SKT T1은 다행히 MSI 4일차에 1패를 당했던 CLG를 격파하며 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어 최하위 슈퍼 메시브에 승리하며 경기 감각을 되찾은 SKT T1은 MSI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날인 5일차 1경기에서 G2를 격파하며 4강 결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SKT T1은 MSI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경기에서 RNG를 만났다. 순위에는 영향이 없지만 4강 대결이 확정된 두 팀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경기었다. RNG는 SKT T1의 기세를 완전히 꺾기 위해, SKT T1은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숫자로 보이지는 않지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걸린 경기에서 SKT T1이 승리했다.
이들이 4연패를 할 때 한 LOL 전문가는 SKT T1이 연습 부족으로 상대에게 계속 패배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상대에 대한 파악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패를 당했다는 것. 하지만 SKT T1의 피드백과 그에 따른 대처 속도는 언제나처럼 빨랐고, 그 결과가 MSI 그룹 토너먼트 마지막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룹 토너먼트에서 RNG는 ‘루퍼’ 장형석과 ‘마타’ 조세형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살아난 이후 진이 빠진 상대를 잡아먹는 양상을 보였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SKT T1은 장형석과 조세형을 잡아내며 결국 승리했다.
두 팀이 다시 만난 MSI 4강 경기에서 SKT T1은 RNG를 3대 1로 격파하고 승리했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준결승은 다전제에서 노련한 SKT T1의 경기 운영 능력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RNG 역시 SKT T1과 4강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SKT T1이 더 준비를 잘 했고, 1세트 패배 이후 빠른 피드백에 이은 전략 수립으로 2세트부터 4세트까지 승리했다. SKT T1의 승리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이 승리에는 더 의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SKT T1은 1세트 패배 이후 2세트 승리, 그리고 3세트와 마지막 4세트에서 점점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4세트에서는 과연 RNG가 MSI 그룹 토너먼트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상대를 압살했다. 2015년 LCK를 지배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상대를 분석하고, 경기 내에서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최고의 모습을 보인 것.
멤버가 바뀌고 메타가 바뀌었지만, 언제나 SKT T1은 마지막 순간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쉴새없이 달리며 승자가 누려야 할 여유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쌓인 피로 누적으로 리그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인 SKT T1은 이번 MSI에서도 결국 마지막 상대와 대결을 눈 앞에 뒀다.
1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SKT T1은 북미 CLG를 상대로 결승전을 벌인다. 상대는 경기력 기복이 심하지만, 이를 보완할 전략을 가진 팀이다.
모두가 MSI 4강 2경기 3세트에서 CLG가 소나를 꺼냈을 때 이를 웃음거리로만 생각했지만, 보기 좋게 FW를 꺾고 자신들이 옳았음을 증명한 팀을 상대로 SKT T1은 첫 MSI 우승을 노린다.SKT T1은 강하다. CLG 역시 강하다. 두 번째 열리는 MSI의 우승자가 누가 될지는 경기가 끝나야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SKT T1은 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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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