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라이벌전은 5대5다."
수원 삼성의 서정원(46) 감독은 FC서울과 슈퍼매치를 앞두고 라이벌전 특유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제아무리 상대 흐름이 좋다해도 더비 특성상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그럴수록 중요한 부분은 정신무장이다. 수원은 슈퍼매치를 앞두고 절대적인 열세 평가를 받은 만큼 축구화 끈을 다시 동여맸다. 반대로 서울도 거세게 대응하는 수원에 밀리지 않으면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수원과 서울이 시즌 첫 슈퍼매치를 라이벌전답게 뜨겁게 치러냈다. 두 팀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서 산토스와 아드리아노의 골을 주고받으면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확실히 라이벌전은 쉽사리 예상할 수 없었다. 시즌 초반 서울의 행보는 막힘이 없었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그 개막전에서 전북 현대에 패한 것이 옥에티지만 이후 내리 6경기를 승리하면서 독주 체제에 접어들었다.
반면 수원은 지지 않는 경기를 하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공격은 경기마다 1골에 머물만큼 약한 모습에 뒷심마저 부족해 이길 경기를 놓치는 양상이 잦았다. 슈퍼매치전까지 9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지만 2승 7무의 성적은 수원을 향해 믿음을 보내기에 부족했다.
당연히 슈퍼매치를 앞둔 예상은 서울에 기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서 감독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서 감독은 "큰 경기는 순위와 상관이 없다. 과열된 분위기로 치러지기에 늘 치열하다. 라이벌전은 5대5 승부"라고 강하게 말했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도 마냥 들뜨지 않았다. "슈퍼매치는 축제"라면서도 "자칫하다 방심하면 현재 순위가 뒤바뀌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슈퍼매치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예상대로 슈퍼매치는 치열했다. 서울에 우세라던 평가와 달리 점유율을 시작해 경기 모든 내용은 백중세를 보였다. 수원이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리면서 후반에는 공수의 역할이 분명하게 나뉘긴 했지만 수원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정신무장 효과인지 수원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6분 권창훈이 단독돌파를 통해 수원의 조직을 흐트러뜨렸고 염기훈과 권창훈, 산토스의 2선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첫 골을 뽑아냈다.
서울도 만만치 않았다. 예상과 다른 경기에 다소 놀라긴 했지만 이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에 나섰다. 경기 내내 최전방으로 패스가 연결되지 않는 점을 박주영과 이석현을 투입하며 해법에 나섰고 후반 12분 아드리아노가 단 한 번의 기회를 동점골로 연결해 균형을 맞췄다.
남은 30여분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수원과 서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격하기에 바빴고 권창훈과 박주영, 아드리아노 등이 상대 골문을 향해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남은 시간 바라던 골은 나오지 않아 승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슈퍼매치는 변함없이 불꽃튀는 승부를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