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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 결승] 전태양과 주성욱, 서로가 말하는 상대의 이야기

기사입력 2016.04.28 00:01 / 기사수정 2016.04.28 08:50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스타크래프트에서 결승 내전은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분위기는 묘했다. 같은 팀에서 우승과 준우승이 모두 나온다는 면에서 팀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긴 선수는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고, 진 선수는 우승한 선수를 축하해주기 쉽지 않은 게 결승 내전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결승 내전은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kt 롤스터와는 인연이 없었다. 역사가 오래된 팀이고, 우승자도 많이 배출한 팀이지만 결승 내전과는 정말 인연이 없는 팀이었다. 심지어 결승 내전이 성사되면 누가 어떻게 어디서 연습해야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GSL 결승에서 드디어 kt는 결승 내전을 성사시켰다. 테란 전태양과 프로토스 주성욱이 각각 진에어 김도욱과 삼성 백동준을 꺾고 결승에 오른 것. kt 롤스터는 잔치 분위기였지만, 과연 결승 내전이 이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그리고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 지가 궁금했다.

지금은 해체된 위메이드부터 전태양과 주성욱 같이 생활했고, kt 롤스터에서 다시 만났을 정도로 두 선수는 친한 선수다. 과연 이 선수들은 이번 결승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서로 경쟁적인 분위기보다는 상대에 대한 칭찬을 주로 하는 결승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상대의 단점을 말할때 마다 상대 단점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나 아쉽게도 두 선수는 상대의 단점을 이야기 하지 않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를 마쳤다.

결승전에 앞서 소개를 부탁한다.

주성욱: 안녕하세요. kt 롤스터 올해 주장에서 밀려난 프로토스 주성욱입니다.
전태양: 안녕하세요. kt 롤스터 테란 전태양입니다.(이하 평어체)



위메이드에서 서로 처음 만났는데 서로의 첫 인상은 어땠나.

주성욱: 나는 그때 팀 생활을 처음 한 거였고, 당시 태양이는 잘 하고 있어서 신기하고 부러웠다. 나는 경기도 못 나가본 상황이었는데, 태양이는 경기에 나가서 이기는 선수였다. 그게 신기했다.
전태양: 성욱이 형이 처음 들어왔을 때 다른 연습생과 달리 실력이 상승하는 속도가 빨랐다. 프로리그 데뷔도 바로 했다. 연습도 열심히 하고 대회때 긴장도 안했다. 나중에 큰 선수가 될 거 같았다.

위메이드 해체로 헤어졌는데, 아쉽지 않았는지.

주성욱: 당연히 아쉬웠다. 뿔뿔이 흩어지고 게임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팀 해체되고 나서 각자 팀을 구하는 게 급선무라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다른 팀 가서도 열심히 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전태양: 성욱이 형 뿐만아니라 다른 선수들과도 헤어지는 거라 아쉬웠다. 그래도 성욱이 형이 kt에 들어간다는 걸 듣고 안심했다. 잘 챙겨주고 유명한 게임단이라 괜찮을 거 같았다.





서로 갈라지고 나서 대결한 적이 있는지.


주성욱: 태양이가 8게임단 가고, 내가 kt에 간지 얼마 안되서 만났는데, 내가 기습 전략에 당해서 손도 못쓰고 졌다. 처음 당해보는 전략이라 준비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태양: 너무 어려웠던 맵이라 성욱이 형을 상대로 하던대로 하면 이길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정말 고민을 오래 했다. 그리고 그 전략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스타2로 넘어와서 대결한 적이 있는지.

주성욱: 또 태양이가 이겼다(웃음). 맨날 이긴다. 브루드 워 까지 5대 2로 태양이가 이기고 있다.
전태양: 그때 성욱이 형과 지금 성욱이 형은 다른 선수다. 비교할 수 없는 선수다. 그때 못했다는 건 아니고(웃음). A급에서 S급 선수로 올라가기는 힘든데, 그때 성욱이 형과 지금은 비교가 안된다.

전태양의 이적으로 kt에서 다시 만나게 된 소감은 어땠나.

전태양: 위메이드 때에도 잘 지냈던 형이라 오래만에 만났다는 어색함도 없었다. 어제 만난 형 같았다. 자연스럽게 다시 친해졌다.
주성욱: 태양이와 처음 봤을때는 내가 완전 신인이었는데, 이후에는 내가 태양이보다 잘하고 있어서 태양이와 함께라면 프로리그 우승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공허의 유산에 들어 상대의 장점을 말해보자면.

주성욱: 일단 공허의 유산 자체가 속도감이 있고 견제 중심의 멀티테스킹이 요구되는 게임이다. 원래부터 태양이는 잘 하는 선수라 공허의 유산도 빛을 보는 거 같다.
전태양: 성욱이 형이 공허의 유산 나온 직후보다 지금이 훨씬 잘한다. 점점 게임 내적으로 진화하는게 보여서 상대하기 두렵다.

서로 상대의 경기를 많이 봤는지.

주성욱: 내가 뒷경기라 태양이 경기를 많이 못봤다. 연습 중에 살짝 보기는 했다. 원래 태양이가 이길 거라 생각해서 태양이가 이겨도 별 감흥이 없었다. 내 진출이 결정되지 않아서 연습에 집중했다.
전태양: 좀 편한 입장에서 봤다. 하지만 (백)동준이가 대단한 선수인데 한 번도 지지 않고 올라간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킬에 대한 서로의 생각은 어떤지.

주성욱: 내전에서 만날때마다 패배해서 내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내전인 걸 보고 최대한 편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태양: 내 경우에는 내전이 마음이 편하다. 친한 선수랑 하면 편하더라. 그래서 이번에도 편하다. 이번 결승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서로가 서로를 어떤 선수라 평가하나.

전태양: 성욱이 형은 독보적인 프로토스 같다. 프로토스 중에 정점에 서 있는 거 같다. 도전자의 입장으로 배우자는 입장으로 준비해서 멋진 경기를 할 생각이다.
주성욱: 태양이가 군단의 심장에서는 조성주나 이신형에게 뒤쳐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공허의 유산 들어와서 게임 스타일이 바뀌면서 태양이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일 잘하는 테란이다.

kt 결승 내전인데, 연습하기도 애매할 거 같다.

주성욱: 이제 프로리그가 끝났으니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마 가위 바위 보에서 진 선수가 예전에 롤팀이 사용하던 연습실로 갈 거 같다. 장단점이 있는데, 가서 하면 세팅을 다시 해야 하니까 힘들 거 같다. 하지만 비어있는 방이라 집중이 잘될 거 같다. 예전 A팀 B팀 시절에 쓰던 방이다.
전태양: 혼자 롤방에 가면 심심할 거 같지만 대엽이 형이나 성일이를 데려가면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서로 도와줄 선수가 있는데, 그 선수들에게 할 공약이 있는가.

주성욱: 솔직히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최대한 먹고싶은 걸 다 사줄 생각이다. 소고기든 뭐든 사주고 우승하면 더 맛있는 걸 사주겠다.
전태양: 4강때 내가 한 번 지훈이 형에게 공약을 했다가 아직 안 지켰다. 이번에는 대엽이 형과 성일이에게 결승에서는 내 손목을 걸고 지키겠다. 물론 지훈이 형에게도 지키겠다. 내가 보상을 너무 크게 말했는데 후회가 됐다. 물론 고맙다. 우승하면 4강 때보다 더 큰 선물을 준비하겠다.

문규리 아나운서가 주성욱 선수에게 세레모니 이야기를 했는데.

주성욱: 원래 경기 전에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현장에서 생각나는 걸 하려고 한다.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고, 분위기에 따라 결정하겠다.
전태양: 나도 딱히 생각을 안해봤다. 우승을 한다고 치면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다.

내전 결승전에서 팬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한 선수는 기뻐하고 한 선수는 슬퍼하는 부분일텐데.

주성욱: 우리 팀은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하고, 누가 이기고 누가 지든 이긴 사람을 축하해 주는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
전태양: 이번 결승을 꼭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욕심도 많이 버렸고, 준우승한다고 해도 상대를 축하해 줄 수 있을 거 같다. 결승에 간 거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결승 스코어를 예상해보자면.

주성욱: 저번 스타리그에서도 박빙이어서 현실적으로 4대 2나 4대 3을 예상한다.
전태양: 이긴다면 4대 3으로 이길 거 같다. 쉽게 이길 상대가 아니다.

서로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응원에 한 마디를 부탁한다.

주성욱: 첫 결승인데 만나게되어 부담스럽겠지만 최대한 재미있고 멋진 결승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태양: 공허의 유산 GSL 첫 결승인데, 결승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팬들에게 결승전을 앞두고 한 마디.

주성욱: 처음으로 결승 내전이 성사됐는데, 우리 둘 모두에게 박수를 쳐주시면 저나 태양이 모두 좋은 경기를 보여 줄 수 있을 거 같다.
전태양: kt 첫 내전이고 공허의 유산 첫 결승인데, 재미있고 치고받고 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훈훈하게 마치면 인터뷰를 진행한 모두가 섭섭할 거 같았다. 두 선수 역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래도 말하고 싶은 서로의 단점이 있다면?

주성욱: 태양이가 예전에 비해 좋아지긴 했는데 견제에 너무 신내다가 한 방 병력이 약했다. 그게 단점이라 생각한다.
전태양: 성욱이 형이 컨디션을 너무 탄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다른 사람이 된다. 그런 부분을 노릴 생각이다.

vallen@xportsnews.com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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