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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투 0개' KIA 백용환의 고군분투 성장기

기사입력 2016.04.16 07:55 / 기사수정 2016.04.16 07:5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블로킹 실수 안하려고 매일 아침마다 코치님 붙잡고 연습했어요."

이제 제법 '포수 티'가 난다. KIA 타이거즈 포수 백용환(27)은 한뼘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2군에서 개막을 맞았던 그는 올해 당당한 주전 포수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거의 매 경기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쓴다. 데뷔 9년만에 찾아온 기회. 어떻게든 놓칠 수 없는 이유다.

투수진이 좋은 KIA에서 포수로 뛰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감과 실력을 함께 요구한다. 백용환도 "작년에 비해 투수들이 더 좋아져서 어려움이 없고, 생각했던 것보다 편한 것 같다"면서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점수를 주지 않는 것이다. 투수들이 좋은데 실점하면 포수인 내게 문제가 있는거다"라며 스스로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어 "솔직히 (양)현종이형에게 많이 미안하다. 구위가 좋았는데도 승리를 못줬다. kt전에서는 실책이 나오다보니 분위기가 넘어갔는데, 내가 잘 끊었어야하는데 그걸 못했다"고 자책했다.  

올해 처음 호흡을 맞추는 '새 식구' 헥터와 지크에 대해서는 "두사람 모두 워낙 구위가 좋다"고 평가했다. 백용환은 "헥터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으려고 하고, 지크는 힘으로 윽박지르는 유형이다. 둘 다 좋은 투수라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그가 1군에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유는 수비력. 타격에 자질이 있다고 평가를 받았지만, 촘촘하지 못한 수비는 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지난해 7월에서야 1군에 처음 콜업된 그가 7월에만 6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데뷔 후 첫 두자릿수 홈런(10개)을 달성해 공격으로 먼저 인정받았다. 단 한명의 홈런 타자가 절실한 팀 사정도 고려됐다.

백용환도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붙잡고 싶었다.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최선을 다했고, 성과를 봤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아 포수로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 더 볼 수 있게 됐다.

시범경기때부터 개막 이후 폭투를 한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무조건 막았다. 이는 노력의 산물이다. 사실 백용환은 블로킹이 좋은 포수는 아니었다. 이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원바운드로 떨어지는 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았다. 

본인 스스로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특별 훈련을 자청했다. 백용환은 "오키나와에서 원바운드로 공이 오면 무조건 폭투였다. 하루는 코치님도 '너무 심하다. 어떻게 떨어지는 공만 오면 무조건 폭투를 허용할 수 있냐'라고 이야기하시더라. 그래서 그뒤로 매일 아침 일찍 블로킹 연습을 했다. 코치님을 붙잡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다. 그러다 한번 연습경기에서 (유)창식이가 선발 등판을 했는데, 그날 블로킹만 30개 정도 했다. 그날 감이 왔다. 그뒤로 많이 좋아졌다. 몸에 습득된 것 같다. 시범경기때부터 아직까지 폭투가 없다"고 밝게 웃었다.

아쉽게 15일 넥센전에서 시즌 첫 실책을 했는데, 2루 송구 실수였다. 이후 백용환은 도루 저지 2개로 앞선 실책을 만회했다. 

물론 공격적인 기대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감이 좋지 않다. 백용환은 "시범경기 초반까지 타격감이 올라왔다가 지금 떨어져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10경기 타격 성적은 31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타율 1할9푼4리다. 홈런 2개가 있지만 타율이 많이 낮다. '슬로우스타터'냐고 물으니 "그런건 잘치는 사람들에게 있는거다. 나는 그런게 없다. 그냥 못치는거"라는 웃기고도 슬픈 자책이 돌아왔다. 

그래도 늘어가는 경험 속에 백용환은 성장하고 있다. 김상훈 현 2군 배터리코치의 등번호 22번을 물려받은 그의 '고군분투 성장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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