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맞고 나서 자신감을 잃으면 그게 프로선수인가." 류중일(53) 감독이 신예 최충연(19)의 성장을 위해 독한 마음을 먹었다.
190cm에 85kg이라는 당당한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최충연은 고교 시절 박세진(19,kt)과 함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을 봉황대기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최충연은 고등학생임에도 최고 148km/h의 강력한 직구를 뿌렸고, 이런 모습에 삼성은 신인 1차드래프트에서 최충연을 뽑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지난 23일까지 시범경기에 총 3차례 나와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9.29를 기록하고 있다. 계속된 난타에 자칫하면 자신감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류중일 감독은 "계속해서 내보내겠다"라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은 23일 경기 전 최충연의 기용에 대해 "선발 투수로 쓸 예정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 졸업했다. 던지면서 많은 것을 느껴야 한다"며 "빠른 공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느끼고, 제구력, 변화구 등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 감독은 윤석민(KIA)를 예로 들었다. 그는 "윤석민도 한 해에 18패를 한 적이 있다. 맞을때 맞으면서 공을 던졌고,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 우완투수가 됐다. 공은 맞는다고 자신감을 잃으면 프로선수가 안된다. 그걸 이겨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윤석민은 지난 2007년 7승 18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이 없었던 것이 컸지만, 윤석민은 꾸준히 나와 공을 던졌고, 결국 이듬해인 2008년에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데뷔 후 첫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그만큼 류중일 감독도 최충연이 비록 당장 지금에는 프로 선수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하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다듬고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16일 kt전을 앞두고 "보통 1군에서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공이 맞아 나가면 자신감을 잃거나 노력을 하는데 최충연은 성격상 더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즉, 류중일 감독이 최충연을 1군에서 던지도록 한 것은 그만큼 성장할 준비가 됐다는 믿음이 섞여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사자는 새끼가 태어나면 절벽에서 떨어트린다는 말이 있다.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강하게 키운다는 뜻이다. 그리고 절벽에 떨어져도 기어오르는 사자의 모습을 류중일 감독은 최충연에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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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