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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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아래 새로운 축구 문화가 완성됐다

기사입력 2016.03.21 07:5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수원성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원FC와 성남FC의 '깃발더비'가 K리그 클래식에 새로운 라이벌전의 탄생을 알렸다. 
 
두 시민구단이 유례없는 관심을 이끌어냈다.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라운드 수원FC와 성남의 맞대결에 12,825명이 운집하면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많은 팬이 몰렸고 워낙 줄이 길어 시작된 후에도 계속 출입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깃발의 운명이 대중의 관심을 불어일으켰다. 두 팀의 구단주는 이기는 팀의 구단 깃발을 상대 구장에 꽂자는 이색적인 내기를 통해 양팀 팬들의 라이벌 의식을 일깨웠다. 구단 깃발에 연고지의 자존심까지 담기면서 일반 시민들까지 경기장으로 발걸음하게 만들었다.

축구단 운영에 소극적이던 시민구단이 앞장서 흥행을 주도한 것이 이례적이다. 그동안 지자체장들은 축구단을 비롯한 스포츠 구단 운영을 자신의 정치 이력을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했다.

하지만 깃발더비는 오로지 지자체장들이 이슈를 만들어냈다. 성남의 이재명 구단주는 "축구단 운영을 잘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시민 이익에 맞게 축구단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태영 구단주도 "시민들의 성원으로 시와 축구단이 하나가 된다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관심을 받는다"며 거들었다.

흥행을 주도한 힘과 팬들의 발걸음이 더해지자 선수들도 한껏 고무됐다. 양팀 감독은 입모아 부담이 없다고 말했지만 선수들의 몸에는 힘이 들어갔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쪽은 수원FC였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침착하게 따라붙어 경기를 무승부로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성남도 시민구단 선배의 힘을 발휘하며 공격적인 모습으로 팽팽한 양상을 이끌어냈다. 
 
처음에는 깃발 행방에 매료됐던 팬들도 서서히 경기에 집중하며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전력 열세로 평가받던 수원FC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뒤집어냈다. 챌린지 시절 막공이라 평가받으며 공격에 무게감을 뒀던 것과 달리 클래식에서는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자랑하고 있다. 공격에서도 간결한 패스를 바탕으로 많은 슈팅 시도로 상대 라인을 내리게 만드는 효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반대로 이제 막 2부리그서 올라온 수원FC를 맞아 '이겨야 본전'과 다름없던 성남은 부담감에 휩싸였다. 수원FC의 선전에 의외로 당황했고 김학범 감독은 "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돌아봤다. 

라이벌전의 출발은 다소 억지스러웠지만 첫 맞대결이 팽팽한 양상을 보여주면서 수원FC와 성남의 깃발더비는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깃발 아래 축구가 하나로 뭉친 축제였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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