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들의 김수현 작가에 대한 온전한 신뢰가 느껴졌다.
18일 서울 강남구 PUB STAR에서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부 서지혜, 왕지혜, 정해인이 참석했고 2부에는 윤소이와 신소율이 참석했다.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은 김수현 작가의 '힘'이었다. 11회 방송을 앞둔 현재까지 촬영은 15회까지 진행됐고 대본은 18회까지 탈고된 상황이다. 김수현 작가는 매주 대본 리딩 현장에 참석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본 리딩 현장에 매주 나타나 일일이 애정어린 지적을 해주는 것이 번거롭거나 힘들 수도 있지만 김수현 작가는 기꺼이 자신의 작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서지혜는 "매주 리딩을 한다. 화요일에 리딩하고, 김수현 작가님이 항상 나오셔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서 부족함이 느껴지면 거기에 대해 코멘트를 해주신다. 설렁설렁할 수가 없다. 정말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한다"고 털어놨다. 촬영외에도 이렇듯 새로 나온 대본을 분석하고 리딩 준비도 마쳐야 하는 것. 물론 가족드라마이기에 미니시리즈처럼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4시간 가량 진행되는 리딩은 배우들에게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는 "긴 드라마라서 중간에 해이해질 때가 있을 수 있는데 이번 드라마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나도 계속 긴장하고 있다. 나에게는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연기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연기자 생활에서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대본 리딩에 깊은 부담감을 느끼기도 한다. 왕지혜는 이번 작품을 하며 기존에 보여줬던 '차도녀'나 악역이 아니라 철부지에 애교많은 부잣집 딸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 중이다. 그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신을 '운좋은 배우'라고 칭했다. 자신이 '그래 그런거야'에서 제일 막판에 캐스팅 된 사실을 밝히며 "대본을 머리 맡에 두고 읽다 잠들고 그랬다. 긴장이 많이 됐다. 리딩을 처음할 때 청심환을 먹고 갔을 정도"라고 밝혔다.
왕지혜가 말하는 '그래 그런거야'의 힘은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그는 "기존에 연기하다보면 주인공을 위해 인물이 희생당하거나 생뚱맞은 장면이 있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신을 최선을 다하면 이 신이 돋보일 수 있는 다른 장면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배우로서 행복하다"며 자신의 캐릭터도 미워보이지 않게 잘 써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윤세준 역의 정해인도 마찬가지다. 이번 드라마의 '막내'인 그는 자신이 첫 대본 리딩 이후 행여나 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많은 신인 배우들이 탐낸 역할인 만큼 '그래 그런거야'가 확정된 뒤 얼떨떨했다고 털어놓은 정해인은 "첫 리딩할 때 공감이 되는게 잘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갔다. 첫 리딩하고서 선생님께서 '어머 쟤 어떡하면 좋니'라고 하셨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는 "'리딩에서 잘릴 수 있다는데, 나구나'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대사를 해야하는데 긴장되더라. 청심환을 먹으니 효과는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약발이 떨어진다. 리딩이 4시간 넘게 이어진다. 약빨이 떨어지니 다시 가슴이 뛰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김수현 작가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주입하는 것만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대본리딩을 통해 배우들의 특성에 맞춰 변화를 주고 이들의 강점을 살려주기 위해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것.
신소율은 "일주일에 한번씩 리딩을 한다. 한 주 모니터 하고 코멘트 해주시면서 우리가 잘하는 것을 써주시려고 하시는 것 같다"며 "칭찬받는 사람을 에이스라고 하는 편인데 윤소이가 감정을 보이는 대사를 잘했다고 칭찬하신 뒤 감정신을 많이 주시더라. 유동적으로 캐릭터에 맞게 말투를 변화주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윤소이는 "대본이 어렵게 나오면 이 감정, 이 내용을 모르겠다고 하면 정확하게 알려주신다.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시는 대신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썼다'고 이야기 해주신다"며 연기를 하다 배우들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명쾌히 알려준다는 것.
신소율과 윤소이는 '그래 그런거야'를 하며 국어의 소중함을 느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신소율은 "쫓기는 드라마가 많다보니 대사의 소중함을 몰랐었다. 이순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사하나 토씨하나에 따라 달라지는 언어들을 배우면서 이렇게 대사가 소중한 거였구나하고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윤소이 또한 "받았던 작품들이랑은 색이 달라서 읽는데 한참 걸렸다. 1,2번 읽는데 4시간이 걸렸다. 어르신들 말투나 사투리 섞인 단어들이 있다"며 "국어의 소중함도 알고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과정의 디테일부터 배우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하는 정확한 몫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지적을 받으면서 한층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청률에 관해서도 배우들은 김수현 작가의 힘을 믿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미 첫회 4%(닐슨코리아/전국 기준)에서 현재 9%대 후반까지 상승한 '그래 그런거야'는 김수현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가 한동안 부진했기에 꽤 의미있는 변화다.
서지혜는 "시청률이 안나와서 신경이 쓰이긴 하는데 김수현 작가님 작품이 중후반부에 갈 수록 탄력을 받으신다고 하더라. 항상 그래왔다고 하시더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신소율 또한 "첫 시청률이 생각보다 많이 안나와서 리딩할때 선생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랬지만 스스로 뒷심이 있고 중후반부에 힘이 실리는 걸 아신다"며 "대작가의 모습은 다르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래 그런거야'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BS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