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흥행 대박'을 노렸던 시범경기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꽃샘 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 수원(kt-넥센), 대전(한화-두산), 광주(KIA-SK)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시범경기가 한파로 잇따라 취소됐다.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던 롯데와 삼성의 경기 역시 5회까지 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하루 전이었던 10일에는 수원 kt-넥센 경기가 취소됐고, 광주 KIA-SK전은 6회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기온은 영상 5~6도였지만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발걸음을 줄어들기 시작했고,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시범경기를 해야하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SK 김용희 감독은 10일 경기를 마치고 "이런 날씨에는 시범경기가 의미없다. 1월부터 열심히 해놓고 추워서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냐"고 토로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이날 날씨에서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다칠 수 있다. 지금같은 날씨에서는 시범경기를 치르는 것은 무리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반면 시범경기 일정이 잡힌 이상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에 대한 계획을 준비했는데 어긋났다. 또 일정이 나왔다는 것은 팬들과의 약속이다. 돈과 시간을 써서 왔는데, 한파로 취소된다면 그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온이 몇 도 이하면 경기를 못한다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 역시 "지금 날씨에는 시범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 시즌 개막을 4월 15일 정도로 늦춘다면 몇몇 감독들이 이야기하는 2월 1일에 캠프를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KBO에서는 구체적인 기온을 기준으로 취소 기준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현재 경기운영위원이 한파, 안개, 미세먼지 등 상황이 닥치면 자체적으로 판단해 취소를 결정한다. 이 중 한파의 경우 단순히 온도뿐만 아니라 바람으로 인한 체감온도 감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도면 취소' 이런 항목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것이 만약 5도를 기준으로 하면 5.5도면 경기를 하고 4도면 취소한다는 진행은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말 시범경기는 주중 시범경기와 달리 입장료를 받는다. 그만큼 경기를 취소시키기가 더욱 애매해질 수 있다.
그러나 KBO관계자는 "일단 팬들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는 만큼 어느정도 감안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운영위원들에게 현장에서 정확하게 판단하라고 전달을 했다. 구단별로 유불리한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닌 규칙에 의해 정확하게 판단을 하는데 집중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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