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 중이다. 배우 송중기 송혜교 '송송 커플'의 활약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장면마다 과도한 설정 등은 불안 요소들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첫 전파를 탄 '태양의 후예'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첫 회에서 14.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시작으로 4회까지 24.1%로 시청률이 껑충 뛰어올랐다.
'태양의 후예'의 흥행에는 송중기 송혜교의 아슬한 로맨스가 있다. 두 사람은 각각 특수부대 알파팀 팀장인 유시진과 흉부외과 전문의이자, 의료봉사팀장 강모연으로 등장해 서로 다른 이념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이 작품은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군인과 의사를 그리고 있다. 우르크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두 전문직 인물이 서로 오해하고 얽혀가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를 담아내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는 두 주인공의 관계를 달콤한 대사를 통해 만들어가고 있다.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등의 대사는 유시진과 강모연 사이의 작은 떨림을 세밀하게 짚어냈다는 평가다.
'군인과 의사'는 인물들의 주요한 성격은 물론 극의 배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회에서 유시진은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과 대치했고, 강모연은 긴박한 수술실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주인공의 직업은 그만큼 극을 끌어가는 주요한 소재다.
그러나 '태양의 후예'는 주인공 외의 설정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등장인물를 둘러싼 배경 설정이 다소 헐겁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표현처럼 작은 부분을 놓쳐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작품을 흔드는 틈이 될 수 있다.
만나기만 하면 어김없이 부대를 호출를 받는 유시진과 병원장의 성추행에도 우르크 자원 봉사를 떠나는 강모연은 그 과정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는 두 사람이 우르크에 만나는 계기가 되지만, 매끄럽진 않아 보였다.
날치기로 등장해 군인이 돼 파병을 떠나는 김기범(김민석), 강모연과 각을 세우던 김은지(박아인)도 입체적인 인물이 아닌 이야기의 기능만을 품은 캐릭터다.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 인물과 상황들이 남녀 주인공을 떠받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설정들에도 '태양의 후예'가 성공하고 있는 것은 이 드라마가 전문직을 세세하기 다루는 작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초점은 직업이 아닌 그 직업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맞춰져 있다.
김은숙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태양의 후예'는 내가 쓴 작품 중 최고의 판타지 드라마일 것이다. 총을 든 군인, 메스를 든 의사 등 무거운 소재지만, 자기 일을 사명감 있게 열심히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행보가 최고의 판타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는 판타지는 작가의 역량에 따라 마음껏 펼쳐질 수 있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 이야기의 얽기가 설득력을 잃는 순간, 재미도 반감될 것이다. 완전 사전 제작으로 제작된 작품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 것도 '태양의 후예'가 가진 불안한 부분이다.
송송 커플이 연출하는 빼어난 사랑의 판타지 속에서 배경의 연출도 잘살아나야 '태양의 후예'는 마지막에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시작은 좋았지만, 이야기의 작은 균열을 무시해 아쉬움을 남긴 작품도 적지 않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태양의 후예' ⓒ KBS
▲ 태양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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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