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9 01:52
김명식이라는 선수를 한 단어로 소개하자면 '전략'이다. 김명식은 피지컬과 운영을 중요시하는 장기전 보다 종족의 특성을 잘 살려 경기 내에서 전략적인 승부수를 던지는 선수로 유명했다.
지난 24일 GSL Code S 32강 경기에 나선 김명식은 예전과 마찬가지였다. 이재선에 비해 피지컬과 반응은 느렸지만, 상대가 사용하는 빌드의 카운터 전략을 꺼내 들며 2대 1 승리를 거뒀다. 작년처럼 전략성은 강하지만 안정감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민철을 만난 김명식은 자신의 바뀐 모습을 보였다. 1세트 경기에서는 자원적으로 여유 있게 출발한 이후 운영을 따라오는 김민철에게 타이밍 러시를 감행해 승리했다. 김명식은 장기전에 약하기에 여유 있게 운영을 가려던 김민철의 의도를 찌른, 김명식다운 경기였다.
불사조로 상대 정찰을 끊은 것이 전환점이었다. 확장 2개를 보여주며 상대가 확장을 따라오게 만든 이후, 상대가 일꾼을 생산할 타이밍에 불사조와 공격 속도 업그레이드가 끝난 사도로 공격하여 빈틈을 찌른 것이다.
하늘 방패에서 이어진 2세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그려졌다. 하늘방패는 최근 유행하는 대군주 드랍이 자주 나오는 맵. 김명식은 안정적인 관문 이후 확장 빌드를 사용하며, 불사조로 상대 체제를 확인한 직후 다시 확장을 가져갔다.
김민철은 이전 경기와 다르게 운영을 따라가기보다 타이밍을 잡아 김명식을 공격했다. 광자 과충전과 불사조의 중력자 광선을 이용한 호수비로 방어에 성공한 김명식은 타이밍을 잡기보다 상대방의 조합을 보고 같이 조합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김민철은 상대 다수 불사조를 보고 히드라리스크 이후 가시 지옥을 생산했다. 하지만 김민철의 이 플레이는 김명식의 계산 내였다. 김명식은 로봇공학 시설을 두 개 지어 불멸자를 생산하는 한편 광전사의 돌진 업그레이드를 준비했다. 물론 추가 연결체를 가져가며 상대에게 타이밍이 아닌 것처럼 위장했다. 마지막 교전에서도 김명식은 분광기와 불사조를 돌려 상대 병력을 분산시켰다.
이날 김명식은 예전과 같은 모습, 그리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며 더욱 플레이의 폭이 넓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플레이의 중심에는 불사조가 있다. 김명식은 불사조를 이용해 상대 정찰을 끊었고, 그 플레이가 시작이 되어 타이밍 러시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는 불사조로 상대 히드라와 가시 지옥을 강제시켰다. 이는 돌진 광전사와 불멸자 위주의 김명식이 김민철을 격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경기를 보고 글로 옮기는 건 쉽다. 하지만 김명식이 보여준 운영은 쉽지 않다. 불사조는 꾸준히 이동하며 정찰해야 하고, 히드라의 위험도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운영 연습을 통한 피지컬 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
여태까지 김명식은 이런 플레이와 거리가 먼 선수였다. 경기 초중반 상대의 의표를 찌르지만, 운영으로 넘어가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팀 이적 후 김명식이 보여준 플레이는 이전과는 달랐다. 전략성에 탄탄한 기본기가 더해진 것. 대 테란전에서 조금 불안한 모습을 극복한다면, 김명식은 우승권에 근접한 프로토스가 될 것이다.
vallen@xportsnews.com 글=박진영 GSL 해설/정리=박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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