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이 기사의 시작은 지난달 15일 입니다. 본지에서는
라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글을 쓰는 기자 입장에는 참 훈훈한 소식이었습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AOA멤버들이 노고를 인정 받았고,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또한 기분 좋게 멤버들에게 그 노력을 돌려줬다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기자는 FNC 관계자에게 눈물 섞인 항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FNC - 해당 기사 때문에 팬들이 난리가 났어요... 정산을 안해줬다고요.
기자 - 왜요? 좋은 의미인데요..
FNC - 연예계의 정산에 대해 팬분들의 이해가 부족한거 아닐까요? 그게 문제인거 같아요.
녹색창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댓글들 입니다. 호감도 순으로 몇몇 댓글을 캡쳐해 봤습니다. 아.. 비교적 연예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반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고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연예계의 정산'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풀어 봤습니다.
1. '정산'이란?
정산(定算) : 예정한 계산 이라는 의미 입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경우 1월이면 늘 벌어지는 '연말정산' 대란으로 익숙한 단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연말정산'의 경우 모든 직장인이 돈을 더 받아갈까요? 아닙니다. 더 낸 세금을 받아서 1월의 보너스를 받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더 내야하는 세금을 내는 슬픈 경우도 있습니다.
2. 그렇다면 '연예계의 정산'은 무엇일까?
일단 맥락은 간단 합니다.
수입-(투자금+사용실비)=정산
입니다.
즉, 벌어들이는 돈이 나가는 돈 보다 많으면 연예인에게 회사에서 정산해 줍니다.
3. 정산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진실
여기서 대중의 오해가 시작됩니다. 앞선 기사에서 네티즌이 언급한 것 처럼 3년간 AOA 멤버들은 십원 한푼도 받지 못했을까?
답은 NO. 입니다.
위 정산 항목 중 '사용실비'에는 멤버들의 식비, 숙소 운영비, 교통비 등의 항목이 포함됩니다. 여기에는 '용돈'도 존재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연예인이 개인적으로 돈을 필요로 할 경우 회사에서는 이를 지급하며, 사용실비 항목에 추가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 사용실비 항목은 무궁무진 합니다. 예를 들자면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유명 아이돌 멤버의 경우 데뷔 2년 만에 부모님께 A사의 고급 외제차를 뽑아드려서 기사가 난 적이 있었죠.
정산을 받지도 못한 이 멤버가 어떻게 8000천만원이 넘는 외제차를 살 수 있었을까? 일을 많이 해서일까요? 아닙니다. 회사에 이 멤버가 부탁을 했고, 회사에서는 사용실비 항목에 외제차 구입비용을 넣은 것입니다.
연예 기획사는 예전과 다릅니다. SM이나 YG, JYP 같은 상장회사는 당연한 것이고, 중견 기획사들도 담당 회계사를 두고 철저하게 돈계산을 합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멤버에게 정산 전에도 소속사 대표님의 기분에 따라 거금을 안겨준 적도 있었다죠. 하지만 지금은 철저하게 회계 원리에 따라 정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 그렇다면 '투자금'은 무엇일까?
한 댓글에는 음반 발매 등에 대해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입니다.
요즘 데뷔하는 아이돌 멤버들은 10대가 많습니다. 사회적 신분으로는 학생이죠.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한 명의 직장인 입니다.
직장인은 회사에 자신의 노동을 지불하고 회사는 노동력에 대한 댓가를 지불합니다. 회사 수입에 따라 급여의 차이도 생기고 최악의 경우 회사가 망하기도 하죠. 이 경우 직장인은 돈을 받아갈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연예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 명, 한 팀이 하나의 회사로 봐야 합니다. 연예인은 그 회사의 인프라(음반 제작, 마케팅, 매니지먼트)를 이용해서 자신이 수입을 올리고, 기획사는 연예인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 마찬가지로 수입을 올립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획사와 연예인의 관계는 겉으로는 '의리'의 관계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상호 합의와 셈법이 적용되는 법이죠.
하나의 음반을 낼 때는 수 많은 투자가 발생합니다. 제작비 항목만 봐도 곡비, 편곡비, 재킷 디자인, 뮤직비디오 촬영, 음원 유통비용 등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항목이 존재하죠. 그 금액 또한 이전과 숫자가 다릅니다.
제작비가 끝이냐고요? 걸그룹이 무대에 한 번 설 때는 수백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안무팀에게 수십만원,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을 비롯해 매니저가 타고 다니는 차량 유지비와 유류비, 매니저 월급도 줘야 하죠. 무대에 한번 설 때 마다 수백만원씩 꼬박꼬박 까먹는다는게 관계자들의 이야깁니다.
5. 연습생이 길수록 정산시기는 느려진다.
2AM멤버 조권은 오랜 기간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절차탁마 했습니다. 연습생 시기가 무척 길었던 것으로 유명하죠.
연습생 기간이 길 수록 정산시기는 느려집니다. 일반적으로 연습생들에게는 회사에서 일정부분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또한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회사의 기본 트레이닝 커리큘럼의 경우에는 회사에서 전체를 부담하지만, 본인의 원해서 하는 추가적인 트레이닝의 경우는 연습생 개인이 부담하게 됩니다. 여기에 본인이 원해서 하는 치과 시술, 피부관리나 성형수술 등의 비용 또한 본인 부담입니다.
일반적으로 3~5년 정도의 연습생을 거칠 경우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의 빚을 회사에 진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6. 연예계의 정산이란? 정리해 보면.
연예계의 정산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수입-(연습생 비용+음반 투자금+활동기간 실비+) = 정산
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 특히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아이돌 그룹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정산을 받는 것은 빠르면 데뷔 3년이라는 것이 연예계의 일반적인 상식 입니다.
물론 요즘 몇몇 회사는 바로 멤버들에게 정산을 해 줬다고 밝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산은 소위 말하는 '손익분기점'을 넘은 정산이 아닌 앞서 언급한 '용돈' 수준이거나 해당 음반이나 콘서트에 대한 부분정산이 대부분 입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의 경우 데뷔 후 7년의 계약을 하게 됩니다. 이중 손익분기점을 넘어 정산을 하고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는 20%도 안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 입니다. 때문에 새로 계약을 하게 되는 회사의 경우 소정의 정산금액을 전 회사에 지급하는 불상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7.끝으로.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무척 화려 합니다. 일반인과 다르게 수 많은 관리 비용을 연예인에게 투자합니다. 한 개개인이 걸어다니는 기업인 셈이죠.
돈 문제는 연예계에서도 늘 뜨거운 감자 입니다. 실제로 정산 문제로 소속사와 트러블을 일으킨 경우도 많죠. 대부분의 연예인이 불만을 갖는 것은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해서 적은 정산 금액 입니다.
현실과 이상의 갭이 소속사와 연예인 간에 존재를 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과거에는 9:1 노예계약 같은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연예 기획사는 자정작용을 거쳐서 하나의 법인으로 정정당당하게 정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오빠와 누나를 응원하고 지키고자 하는 팬 분들의 마음 또한 이해 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의 10분의 1정도라도 그들을 스타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연예 기획사에도 응원을 보내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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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