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25 06:40 / 기사수정 2016.02.25 01:01
해성병원에서 처음 만난 송모연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유시진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달달함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특히 배에 난 상처를 치료받던 중 "의사면 남친 없겠다. 바빠서"라는 대사는 착한 남자에서 군인으로 돌아온 송중기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예비역의 위엄을 보이는 상반신도 선보였고, 이후 "지금 보는 건 어떠냐"는 한마디로 송혜교를 풀메이크업 하게 만들었다.
그 사이 서로에게 바람을 한 번씩 맞혔다. 강모연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부대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해성병원으로 소독을 받으러 간 유시진은 응급환자 수술을 하게 된 강모연을 뒤로 한 채 병원을 떠났다. 이후 강모연에게 급만남을 제안한 유시진은 약속 장소에서 아프가니스탄 UN 직원 2명이 피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복귀했다. "이번에는 내가 바람을 맞혀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뒤 옥상에 강모연을 남겨둔 채 헬기를 타고 떠났다.
서대영과 윤명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부터 둘은 맞부딪치면서 등장했다. 병원에서 윤명주는 눈물을 글썽이며 "대체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건데, 대답해. 목소리라도 듣게 해줘"라며 서대영을 보챘다. 이에 서대영은 "마음이 변한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며 등을 돌렸다.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두 가지 궁금증을 안겼다. '왜 헤어졌을까'에 대한 부분과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다. 궁금증, 일명 '떡밥'이 많아질수록 드라마는 흥미진진해지기 마련이다.
드라마는 첫 만남에서 반한 뒤 두 사람의 밀당이 펼쳐지며 시청자들을 고조시킨 다음, 궁금증이 극에 달할 때쯤 고백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응팔'의 어남택이 그랬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태양의 후예'의 전개는 '역대급'으로 빠르다. 김은숙 작가의 특징인 빠른 전개가 드라마에 녹여진 셈이다. 그만큼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치고 나가는 맛'을 느낀다. 동시에 여러 궁금증을 제공하며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이다 전개'인 만큼 드라마 내용의 디테일에서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아주 사소하게는 '휴가 나온 군인이 둘이 왜 같이 있는지'부터 '대위가 헬기를 전용차처럼?'이라는 의문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아프간에서 공수하게 된 특공대들' 등 군과 관련된 소재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연 캐릭터 4인방의 만남 역시 개연성이 아쉬웠다. 네 사람은 소매치기범 김기범(김민석)이 없었으면 만나지도 못했다. 물론 우연한 만남은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개연성이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시진과 서대영이 소매치기범을 잡고, 그 소매치기가 서대영의 핸드폰을 뺏고, 핸드폰을 찾아 병원으로 온 유시진이 강모연의 주머니 속에서 들리는 전화벨 소리를 우연히 듣고 가진 첫 만남은 다소 인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yyoung@xportsnews.com /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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