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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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태양의 후예'가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6.02.24 13:10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는 무조건 보란 듯이 성공해야 한다.
 
오랜만에 복귀한 배우 송중기, 송혜교나 김은숙 작가를 위한 것도 아니다. 공영방송 KBS를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바로 그토록 관계자들이 애타게 요원하던 '사전 제작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한때, '미드', '일드'라고 불리는 외산 드라마가 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서 열풍처럼 번지던 적이 있었다. 당시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소재, 즉 막장 드라마에 질려 하면서 뚜렷한 주제와 다양한 장르 및 특이한 소재를 다루는 외산 드라마에 열광했다.
 
그렇다면 이런 미드와 일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치밀하게 계획된 사전 제작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런 '선진문화'(?)인 사전 제작 시스템을 도입한 적은 있다. '탐나는도다'를 비롯해 대부분이 사전 제작된 '로드넘버원', '친구', '파라다이스 목장'등의 수 많은 작품이 있었지만 빛을 본 경우는 드물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런 사전제작드라마의 실패에 대해 시청자 피드백을 이유로 들었다. 과거 한 중견 드라마 작가는 기자에게 "한국에서 드라마가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신데렐라 스토리에 시청자 반응을 봐가면서 대본을 내면 절반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한국 방송 시스템의 문제 또한 크다. 채널들은 당장 눈앞의 시청률에 급급해 사전 제작 시스템을 꺼린다.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과도한 의견의 반영과 제작비가 완벽하게 준비 되지 않은 상황에 제작이 이뤄지면서 드라마 수입의 상당부분을 간접광고(PPL)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한 노력은 실시간으로 제작되는 드라마로 이어진다. '쪽대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쪽대본'으로 인해 배우들은 연기의 맥이 끊기는 고통을, 제작진은 밤샘 촬영으로 인해 크고 작은 사고가 벌어지기도 한다.
 
또, 간접광고의 과도한 간섭은 김명민이 주연을 맡았던 SBS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이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대표적 사례다. 1회에서 제작사 대표인 앤서니 김(김명민)이 PPL을 위해 작가에게 대본 수정을 요구한다. 덕분에 주인공은 비장한 죽음을 맞아야 하는데, 주스를 거칠게 짜서 마시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빚어진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이 같은 한국 드라마 시장의 폐해에 대해 "시청자들은 말로는 미드나 일드를 원한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만 놓고 본다면 사정은 다르다. 물론 국내 제작진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작품성을 담보로 해야 하는 미니 시리즈에서도 시청자들은 20~24부작으로 연속된 일관적인 주제를 원하기 보다는 가볍게 보고 끊을 수 있는 부류의 드라마를 더 선호한다. 왜 과거 '개와 늑대의 시간' 같은 '빛을 못 본 명품드라마'라는 소리가 나오겠나? 당장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에 바라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전언했다.
 
24일 방송되는 '태양의 후예'와 경쟁작인 SBS '돌아와요 아저씨'는 여러 의미에서 극과 극의 프레임에 서 있는 드라마다. 공통점은 톱스타를 캐스팅 했다는 것 뿐, 소재나 제작 방식에는 상반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다만 사전제작드라마 라는 점에서는 '태양의 후예'가 성공을 해야 한다. 보란 듯이 '태양의 후예'가 성공을 해야 한국 드라마 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사전제작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사전제작은 한국 드라마의 장점이자 폐해로 불리는 쪽대본과 과도한 PPL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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