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선우 기자] 배우 박성웅이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를 통해 '악역' 이미지를 벗고, 대중과 한 층 더 가까워졌다.
박성웅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종영 인터뷰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중들의 뇌리 속 박성웅은 영화 '신세계' 속 이중구다. 살벌한 눈빛과 섬뜩한 악역 연기로 개봉한 지 3년이 된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이제 그만 악역을 잠시 은퇴하고 싶다. 선한 역을 해보고 싶다"던 그의 바람처럼 2016년은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리멤버'와 영화 '검사외전'이 동시에 인기를 얻음을 물론, 기존과는 다른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돌아온 것.
박성웅은 "'악역' 이미지를 벗었다면 다행이다. 벗기까지 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이미지 변신하려고 한게 하나도 없다 하면 거짓말이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사실 '검사외전' 속 양민우 역은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강동원-황정민의 만남에만 주목이 될 줄 알았는데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검사외전'이나 '리멤버' 속 모습처럼 실제로는 허당의 면모가 많은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악역' 전문 이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은 눈물이 많은 남자다. 어머니를 닮아서 감수성이 풍부하다.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도 자주 운다"며 "최근에는 영화 '히말라야'를 보면서 '폭풍눈물'을 쏟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런데도 정말 슬프더라"며 의외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눈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리멤버' 마지막회에서 극중 서진우(유승호 분)가 기억을 잃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자 오열한 것. 이에 대해서도 박성웅은 "연기를 하면서 연기같지 않다고 느낄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데 오열신이 딱 그 순간이었다. 승호가 떠날 때까지는 의연하다가 떠난 후에 오열을 해야 하는데 촬영 날 오전부터 눈물이 나더라. 그 상황에 몰입을 해서 그런 것 같다. 그날 '나한테 눈물이 이렇게나 많구나'라고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극 중 상황에 '몰입'을 넘어 '빙의'할만큼 박성웅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다작에서도 그의 연기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몸 닫는 한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 나한테는 매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매번 다르기 때문이다. 유독 최근에는 검사, 변호사 역할이 많았는데 차기작에서는 의사 역할을 맡았다. 언제 이렇게 '사'자 직업을 다 해보겠는가. 재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전매특허인 '악역' 연기에 대한 향수도 그렸다. 그는 "한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악당' 8위에 뽑혔다더라. 쟁쟁한 배우들을 제쳤다고 들었다. 그만큼 '신세계' 이중구 역할이 강렬했다는 것인데 막상 또 8위에 오르니 다음에는 제대로 해서 1위를 차지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성웅은 결코 대사로만 연기하지 않는다. 목소리, 표정을 넘어 의상까지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기 요소다. 그는 '리멤버'에서 남다른 수트핏으로 '미중년'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박성웅은 "부모님께 감사해야 한다. 워낙 좋은 기럭지를 주셨다"고 장난스레 말하면서도 "작품에서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의상이 대단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리멤버'에서 형형색색의 의상으로 캐릭터를 120% 표현해냈다. 박성웅은 "첫 촬영이 극중 '오정아 살인사건' 현장에 가는 것이었는데 백구두에 백양복을 입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워낙 잘 낳아주셔서 이 의상마저 소화하더라(웃음). 나름 디테일을 살려서 바지도 걷어올리고 흰 양말과 살도 함께 보이게 했다. 그런데 이창민 PD는 뭔가 약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 후에 정말 새파란 정장을 입고 현장에 갔더니 모든 스태프들이 '이거다'라면서 감탄했다"며 '리멤버' 속 '박동호 의상'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박성웅은 '신세계' 이중구부터 '리멤버' 박동호까지 선한 역부터 악한 역까지 모두 가능한 '무지개' 같은 연기 스펙트럼을 지녔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없는 '리멤버'가 허전할 것 같다는 말씀도 하시지만 사실 그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조진웅도 있고 마동석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작품에 나오면 악역이라 할지라도 왠지 '나쁘게 나오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 같다"며 그만의 '긍정 에너지'로 '악역' 박성웅까지도 결코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박성웅은 "연기와 야구가 닮았다"고 말했다. 평소 야구매니아로 알려진 그는 "야구는 단순히 운동이 아니다. 즐기는 것"이라며 "연기도 마찬가지다. 연기 또한 야구를 하면서 숨이 턱까지 차오를만큼 힘들기도 하지만 그 행복감이나 만족감이 매우 꽉 찬다"고 덧붙였다. '즐기는 자'를 이길 자가 없다고 했던가. 박성웅은 진정 연기를 즐기고 있었다. 박성웅의 연기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한편 지난 18일 종영한 '리멤버'에서 박성웅은 가난에 찌든 삶을 벗어나려 돈을 쫓는 조폭 변호사 박동호 역으로 열연했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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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