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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의 걱정 "100%로 던져도 안아프겠죠?" [오키나와 인터뷰]

기사입력 2016.02.21 11:00 / 기사수정 2016.02.21 01:1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제 공 어때요? 괜찮아요?" 불펜 피칭을 마친 이태양(26,한화)이 연신 숨을 몰아쉬며 고바야시 투수코치에게 물었다. 코치는 "나이스 볼(좋다)"이라는 짧은 단어로 긴 답변을 대신했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과 한화 이글스는 KBO리그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온 주역이다. 김 감독 부임 이후 팀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레 시선이 쏠렸다. '지옥훈련'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빡빡한 훈련을 소화한 한화 선수들은 지난해 팬들 기대에 부응하는 '끈질긴 야구'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유있는 인기였다.

이태양은 그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 비껴나있었다. 2013년 31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던 그는 이듬해인 2014년에 7승을 거두며 당시 최하위에서 허덕이던 한화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줬다. 하지만 스스로도 기대를 많이 품었던 2015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재활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도 이태양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아직 송신영, 윤규진, 배영수 등과 함께 재활조에 속해 1군 선수단과는 다른 별도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불펜 피칭이 가능할 정도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더이상 팔꿈치의 통증을 견디며 공을 던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큰 변화다.

김성근 감독도 이태양의 재활 속도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빠르면 4월 정도를 예측하고 있는데 선수 본인은 조금 더 여유를 두고 "5~6월"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태양은 "언제 복귀한다고 못박을 수는 없지만 지금도 늘 마운드에 서서 던진다고 생각하며 공을 던진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군 마운드를 밟은지 1년 6개월 가까이 지났다. 

그는 "아프지 않고"라는 문장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그간 괴롭혀왔던 통증에서 해방됐다는 안도감과 다시는 같은 절차를 밟고 싶지 않다는 불안감이 교차하는듯 했다. 이태양은 "다른 목표는 없다.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지는게 첫번째 목표다. 작년에 경기를 뛰지 못해 아쉽고 속상했다. 그래도 아픔을 가지고 던지는 것보다 수술을 빨리 해서 안아프고 던지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잘된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돌아봤다.

"스스로 2015년에 대한 기대가 많이 컸는데 수술을 하게 됐다. 살다보면 좋은 일도, 안좋은 일도 있더라. 재활을 하면서 시간이 늦게 간다는 느낌은 없었다. 빨리가더라. 마운드 위에 서서 던지는 생각을 하니까 지루하지 않고 잘 버텼다"는 이태양은 "수술 후 공을 제일 처음 던질때 느낌이랑 지금의 느낌이 또 다르다. 매 순간순간이 다 다르다.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직 두려움은 있다. 내가 지금 100% 던져도 안아플까? 하는 생각은 든다. 그 두려움을 떨쳐내야 한다고들 하시더라"며 빙긋 웃었다.

재활 막바지. 이태양은 비상하는 독수리호에 재승선하는 꿈을 꾼다. 한화팬들의 우렁찬 응원소리로 가득 채워진 야구장 마운드 위에서 다시 공을 뿌리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팀이 잘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아쉬웠다"는 이태양은 "현장에서 같이 뛰고 싶었는데 멀리서 응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재활했다. 마운드에 서고 싶은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도 대전에서 재활을 하면서 만나는 팬들이 '아프지 말고 복귀해주세요'라고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다. 올해는 팀도, 나도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물론 "올해는 당연히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전제조건도 함께.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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