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10년전 함께 꿈을 꿨던 두명의 소년들은 이제 예쁜 딸을 둔 아버지가 됐다. 한국에서 '베이스볼 드림'을 이어가고 있는 에스밀 로저스(31,한화)와 헨리 소사(31,LG)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로저스였다. 한국에서 뛰고 있는 도미니카 출신 선수들과의 인연에 대해 하나하나 곱씹던 로저스가 소사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빙긋이 미소지었다.
두사람의 인연은 10년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산하 마이너리그팀에 속해 있었고, 소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마이너팀에서 갈고 닦았다. 당시 두사람의 나이는 스물한살.
로저스는 그때를 떠올리며 "당시 우리가 속해있었던 팀들끼리 거의 매주 맞대결을 펼쳤다. 다른팀이었어도 루키들이었기 때문에 함께 운동하고 어울리는 시간도 많이 있었다. 그때 친해졌다"고 되돌아봤다.
또다른 소중한 추억도 있다. "빅리그에 진입한 후 내 첫 패배의 상대가 샌프란시스코(2010년 5월 1일 샌프란시스코전 4이닝 5피안타 2홈런 5실점 4자책)였다"며 웃은 로저스는 "어릴때 소사와 함께 야구 경기를 많이 보며 많은 꿈을 꿨다. 언젠가는 저 곳에, 저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소망을 간절히 바라곤 했다"고 말했다.
소사 역시 그때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소사는 "그때 우리는 어렸고 그 어떤 것도 꿈꿀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었고, 돈도 벌고 싶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를 경험해봤고 또 다른 꿈과 목표를 만들었다. 로저스나 나처럼 한국에서 뛰고 있는 도미니칸 선수들이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앞으로도 다른 선수들이 진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휴대폰 사진첩을 뒤져 오래된 사진 한장을 보여줬다. 앳된 얼굴의 로저스와 소사. 같은 꿈을 꿨던 그때의 사진이었다.
NYR@xportsnews.com/사진=헨리 소사 제공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