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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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로봇, 소리', 교감이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의 선물

기사입력 2016.01.22 18:00 / 기사수정 2016.01.22 17:59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로봇과 사람, 극과 극의 둘이지만 감동은 배가 됐었다.

'로봇, 소리'는 인공위성의 일부였던 로봇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임무를 거부하고 한반도에 불시착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해관(이성민 분)은 10년 전 잃어버린 딸 유주(채수빈)를 찾기 위해 모든 일도 접은 채 전국을 누빈다. 그런 해관 앞에 어느날 이 불시착 로봇이 나타난 것이다. 

해관은 로봇이 음성만 듣고 그가 사용한 전화번호와 그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돼 딸 유주를 찾는데 함께 한다. 해관은 로봇과 함께 유주를 찾으며 묘한 동질감과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이어 해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로봇에게 '소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동시에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서는 사라진 소리를 두고 한국에 수사 협조 요청을 보내며 국정원과 이들은 소리와
그를 데리고 간 해관을 추적한다. 

로봇과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이 한국 영화에서는 다소 생소한 소재였다. 하지만 소리의 치명적 귀여움과 이성민의 부성애가 결합되며 새로운 우정을 그리게 됐다. 

초반 해관은 혼자 말을 하고 음성에 반응해 전화번호를 대는 소리를 보고 황당해 하지만 딸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일단 소리를 믿는다. 해관은 마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소리를 대했다. 하지만 해관은 소리와 유주를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다니며 자신의 소신을 향해 달려가는 소리의 모습에 감동하기도 하고 유주를 떠올리며 애틋해하기도 한다.  

'로봇, 소리'에서는 이성민의 연기력이 더욱 빛났다. 어떻게 보면 건조하거나 어색할 수 있는 상대배우 로봇과의 연기였지만 이성민은 달랐다. 소리에게 무심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은근히 챙겨주는 모습 등 소리를 한 명의 상대배우를 대하듯 표현했다. 소리의 목소리 역을 맡은 심은경의 녹음은 촬영 후 후시녹음 됐기에 이성민은 촬영장에서 보이스 액터를 제안하는 등 더욱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 

이런 이성민의 노력이 반영돼 이성민과 소리는 애틋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다가올 수 있게 됐다. 너구리를 모티브로 한 소리 역시 핑크색 옷을 좋아하고 굉장히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원을 끈다는 말을 듣고 명령에 바로 응하는 허당 매력을 보여주며 귀여운  매력을 보였다. 

사람과 로봇의 우정과 더불어 이성민이 맡은 해관의 부성애도 돋보인다. 과거 해관은 갓 스무살이 된 유주의 꿈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어린시절 누구보다 애틋한 모습을 보였던 부녀였지만 늘 충돌했고 급기야 유주의 실종 당일에는 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해관은 소리와 함께 유주를 찾는 과정에서 유주의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유주의 꿈과 열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해관의 모습은 실제 아버지들과 같은 모습이었다. 

더불어 이성민은 주변에서 모두 포기하라 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딸을 찾고, 딸의 흔적에서 오열하는 해관의 모습 등을 그리며 절절한 부성애를 연기했다. 억지 눈물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해관 그리고 이성민의 모습이었다.  

누구나 해관일 수도 있고, 유주일 수도 있다. 모든 해관과 유주들에게는 가슴 따뜻한 가족의 애정을 잔잔히 전해줄 수 있는 영화다. 이처럼 누군가 잊고 있었던 감정과, 영화의 주 축을 이루는 사건은 다시금 우리의 마음에 뭉클함과 더불어 깨달음을 줄 수 있다. 영화와 같은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니더라도 가족과 추억이 담긴 어느 장소를 찾고 싶어지는 여운을 준다. 오는 27일 개봉.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   

tru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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