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의 이현승(33)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가운데 신발 끈을 다시 조였다.
이현승은 지난해 5선발로 낙점 받은 가운데 시범 경기에서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다. 최악의 시작이었지만 오히려 이 사건은 전화위복이 됐다. 복귀 후 그는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로 뒷문 단속에 나섰고, 두둑한 배짱투를 앞세워 41경기 나와 3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면서 팀의 14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프리미어12 대표팀으로도 선발 돼 대표팀 마무리 투수로 나와 한국을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기도 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연봉도 1억 55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화려하게 한 시즌을 지낸 이현승은 지난 15일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본격적인 2016 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
출국을 앞두고 이현승은 지난해 활약에 대해서 스스로도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구속도 좋게 나왔고, 남들이 봤을 때 좋은 성적도 나온 것 같다. 또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믿음을 줬고, 국가 대표로 뛰기도 했다"고 되돌아 봤다. 이어 "좋은 성적을 낸 만큼 기대치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캠프에서 열심히 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지난해 못지않게 올해도 준비를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확실한 보직을 받지 못한 채 시작한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은 마무리 투수라는 확실한 자신만의 자리를 가지고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그러나 그는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후배들과 경쟁하겠다. 아마 그러다보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 나선다는 기대가 컸던 만큼 여전히 선발 투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지만 이현승은 "선발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하면서 거짓말이다. 그러나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면서 이현승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상황에 맞게 팀이 필요한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이런 이현승의 책임감을 높게 산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에게 2년 연속 투수 조장을 맡겼다. 이현승도 "본의 아니게 밭았는데 팀이 우승이라는 것을 했다. 후배들도 잘 따라준만큼, 후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 같이 열심히 하겠다"라며 소감을 이야기했다.
다행히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은 이현승을 도와줄 조력자가 있다. 바로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1년 만에 롯데에서 두산으로 돌아온 최고참 정재훈이다. 이현승은 "너무 든든하다. 지난해 위에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그 부담을 덜게 된 것 같다. 아마 힘들 때 많이 의지할 것 같다"며 "함께 분위기 좋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획득한다. 그만큼 올 시즌 성적은 스스로에게도 중요하다. 이현승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운동을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천운 같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평가는 나중 일이다. 지금은 몸 안 다치고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