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여기 꾸준함의 미덕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다.
오르기도 쉽지 않지만 이어가기는 더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한 번 거두기도 어려운 성적이지만, 이들은 적게는 4년, 길게는 15년동안 그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 번 깨지면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기록인 만큼, 철저한 자기관리는 필수적이다. 자기만의 강점에 '성실성'까지 추가한 이 선수들의 연속 기록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 정근우 10년 연속 20도루
2015년 9월 1일 청주구장,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한 정근우(34)는 2루를 성공적으로 훔쳐냈다. 이로서 시즌 20번째 도루와 함께 2006년부터 올해까지의 '10년 연속 20도루'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최초'의 수식어가 붙는 대기록이다. KBO에서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세 차례 이상 도루왕 타이틀을 달았던 대도 이종범(前 KIA)과 이대형(kt)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반면 정근우는 KBO 도루상을 수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기복 없는 빠른 발로 KBO 역대 최초 10년 연속 20도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009년 53도루로 본인의 한 시즌 개인 최다 도루를 기록했던 정근우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30도루에 성공한 바 있다. 이어 FA를 통해 한화로 이적한 2014년 32도루로 4년 만에 다시 3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 9년 연속 20도루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정근우는 현재까지 통산 도루(322도루) 역대 8위, 현역 선수 중 3위에 올라 있다.
▲황재균 4년 연속 전 경기 출전
2015년 10월 4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29)은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총 4번의 타석에 들어섰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면서 '4년 연속 전경기 출전' 기록 달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가장 강력했던 라이벌은 박병호(미네소타)였다. 2012년 이후 둘 모두 전경기 출전 기록을 이어오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지만 박병호가 먼저 백기를 들었다. 지난 9월 2일 손가락 통증으로 한 경기를 통으로 결장했다. 황재균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5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9월에는 타격 슬럼프에 허우적댔지만 대타로 투입되는 열의를 보이며 결국 기록을 이어나갔다.
과거에 비해 경기수가 많이 늘어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기록이다. 2011년 7월 8일부터 개근 중인 황재균은 2015시즌까지 총 594경기에 출전하며 574경기로 연속경기 출장 5위에 올라있던 홍현우(해태)의 자리를 차지해다. 2016시즌 144경기를 더 보탠다면 김형석(OB)의 622경기를 넘어서 역대 2위에 오르게 된다.
▲박한이 1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2015년 9월 23일 수원 kt위즈파크,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36)는 2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선발 고영표의 2구째 직구를 노려 기어이 올시즌 100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1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박한이는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매 시즌 세 자릿수 안타 기록를 놓친 적이 없다. 시간이 덧씌워져야 가능한 기록인 만큼, 본인도 이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하지만 제일 큰 위기는 올 시즌 찾아왔다. 지난 4월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지난 7월 도루를 시도하다가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해 41일의 공백기를 가졌다. 하지만 남은 31경기에서 32안타를 만들어내며 대기록을 이어갔다.
이 부문의 1인자는 양준혁(前 삼성)이다. 1993년 데뷔 첫 해 130안타를 시작으로 2008년 9월 18일 대구 KIA전에서 100안타를 넘기면서 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재로서 이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유일한 선수는 박한이다. 내년 시즌까지 100안타 이상 쳐낸다면 최장기간 세 자릿수 안타 타이기록, 내후년까지 이어진다면 유일무이한 역사로 남게된다. 경기수가 늘어났다는 게 박한이에게는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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