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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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 '내부자들'로 찾은 여유와 소통법 (인터뷰)

기사입력 2016.01.31 07:00 / 기사수정 2016.01.31 09:4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거침없는 흥행질주다. 지난해 11월 19일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관련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707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 12월 31일 개봉한 감독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역시 감독판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통합 900만'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영화를 이끈 우민호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우 감독은 '내부자들'의 성공에 기쁜 마음을 표하면서도 "본편으로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기에 감독판 흥행까지 바라는 것은 욕심인 것 같다"고 웃으며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원래 찍었던 분량이 세 시간이 넘었던 것인데, 이것을 130분에 압축했던 것이지 않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공들여 찍은 장면들이 삭제가 돼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기회로 대중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기에 그것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진짜 권력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려낸 '내부자들'은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외에도 이경영, 김홍파, 배성우, 조재윤, 김대명, 조우진 등 빈틈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의 호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 감독 역시 '내부자들'을 만들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놓치지 말자'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우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를 제대로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카메라 워킹에도 신경을 썼고,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할 때도 캐릭터에 잘 녹아들 수 있게끔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오버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관계자들 모두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셔서, 저도 잘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지난 촬영을 회상했다.

함께 한 배우들에게 배운 점이 유독 많았던 현장이었다. 우 감독은 "누구 하나 모난 사람들이 없었던 곳이었다. 애교 많은 (조)승우 씨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늘 밝았다. 또 (이)병헌 선배가 영화를 대하는 태도는 제가 꼭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부분이다. 백윤식 선배님도 평소에는 즐겁게 계시다가 촬영이 들어가면 정말 실감나게 연기를 하신다. 감독으로서는 정말 복이 많았던 현장이었다"고 연신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 감독은 "이런 배우들의 매력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감독판의 매력이다. 각 인물들 간의 두드러진 관계성을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본편에서 볼 수 없었던 김의성과 유재명의 활약도 감독판에서는 온전히 만나볼 수 있다. 감독판 개봉이 우 감독에게 갖는 특별한 의미가 여기에 있다.


느낀 점도 남달랐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도 얻었지만, 그만큼 냉정하게 지금을 바라보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되짚어 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 감독은 "매 장면 장면의 유려함을 좀 더 고민해야 될 것 같다. 신과 신 사이의 어떤 간극과 감정의 흐름들을 고민해서 다음 작품에서는 시나리오 상에 보이지 않더라도 보는 이들이 알 수 있는 느낌들을 넣고 싶다. 늘 객관적으로 봐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히 객관적일 수가 없더라. 흥행을 기분 좋게 즐기면서도, 뭐가 모자란 지 잘 생각해야겠다"라고 차분하게 설명을 이었다.

2000년 단편영화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로 데뷔한 우 감독은 이후 '파괴된 사나이'(2010)를 내놓았고, 전작인 '간첩'(2012)의 부진도 겪었다. '내부자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생각도, 고민도 많았던 그였다.

"'영화를 왜 해서 이 고통을 떠안고 있을까' 이런 마음도 솔직히 들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으니까 행운이기도 하고, 정말 많은 생각이 드는 거다. 여유롭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의 시선들도 조금씩 보이고, 상업영화를 하는 데 있어서 배우, 스태프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 나가야 되는지도 알게 되더라"고 말했다.

늘 급박하게 돌아가는 긴장감 가득한 영화 현장. 전쟁 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 감독은 항상 마음속에 여유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이번 '내부자들'을 진행하면서는 특히나 그랬다.

우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전작에 비해서 여유를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전작에서는 정말 여유가 없었고, 시나리오대로 찍기도 급급했는데 결국 결과는 시나리오만큼도 못 나왔다. 오히려 이번에는 '시나리오의 가이드는 갖고 가되, 뭔가 현장에서 더 풍성하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자유롭게 임했는데 배우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서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고 시원하게 웃었다.

그렇게 '내부자들'이 개봉한 2015년은 우 감독에게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성공으로 2016년의 시작도 기분 좋게 열었다.

우 감독은 "압박감과 무거움이 동시에 있다. 2015년은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은 한 해였다.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나가는 것이니 너무 연연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작품이 나에게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잘해야겠다는, 연출에서 부족한 지점을 어떻게 채워나갈 지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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