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겨울을 지내는 사이 알게 모르게 2016시즌 개막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통해 다음 시즌 이른 진단을 해본다면.
알짜배기 전력 보강을 이룬 팀도 있지만, 이별을 경험하며 전력에서 큰 출혈을 겪은 팀도 적지 않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상위권 팀들의 전력 공백이 크다는 것이다.
▲ 낯선 겨울, 삼성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이 아닌 모습으로 겨울을 나고 있는 삼성은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 1월1일자로 제일기획으로 정식 이관되고, 이로 인해 투자 역시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프리에이전트(FA)였던 주전 3루수 박석민을 NC 다이노스로 떠나보냈다. 또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 올시즌에는 홈런 48개를 때려내며 KBO 외국인선수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야마이코 나바로와도 결별 수순을 밟았다.
박석민과 나바로는 팀 내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1,2위를 다투던 선수였다. 주전 내야수, 그리고 좌타 위주의 삼성 타선에서 구색을 맞추던 우타자 두 명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삼성은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 선수 영입과 대체 자원으로 어떻게든 공백을 막겠지만, 박석민과 나바로의 빈자리를 모르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마운드도 안정적이지 않다.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았던 임창용이 검찰 소환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했고, 삼성은 지난달 임창용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방출시켰다. 아직 수사가 진행중인 윤성환과 안지만은 상황에 따라 전력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일단 두 명은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지만, 시즌 중에도 활약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 끊임 없는 유출, 넥센
지난해 메이저리그로 떠난 '평화왕' 강정호의 빈자리는 '평화왕자' 김하성의 등장으로 어렵지 않게 메워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쉴 틈도 없이 박병호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두 선수 모두 큰 무대로 향했으니 박수쳐 마땅한 일이지만, 당장의 시즌 살림을 꾸려야 하는 넥센으로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유한준까지 FA로 kt wiz로 갔으니 넥센의 타선이 예전 만큼의 파워를 잃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어쩌면 더 심각한 문제는 마운드일 지 모른다. 올시즌 넥센은 시즌 막판까지도 선발 자원이 없어 시름이 깊었다. 그런데 4년 간 자리를 지키며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에이스 앤디 밴헤켄 마저 일본 진출 의사를 밝히고 안녕을 고했다. 여기에 한현희가 토미존 서저리를 받으면서 또 한 명의 전력 누수가 생겼다. 한현희는 사실상 다음 시즌 재활에만 매달려야 한다. 어떻게든 공백을 잘 메워왔던 넥센이지만 이번에는 너무나도 큰 구멍이 한 두개가 아니기에 염경엽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 큰 타격이 예상되는 빈자리, 두산과 SK
두산과 SK의 경우 한,두명의 빈자리가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두산은 10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외야수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떠나게 됐다.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거듭난 김현수는 그와중에도 꾸준히 커리어하이를 기록해왔다. 게다가 적임자가 없었던 4번자리까지 맡으면서 팀의 중심 역할을 도맡아했다.
그러나 이제 김현수는 없다. 물론 외야 자원은 많지만, 김현수가 지켜왔던 중심적인 역할, 또한 타선에서의 위압감을 대체할 만한 자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김현수의 공백을 최대한 지워내기 위해서는 외국인선수 농사가 잘되어야 함은 물론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나타나야한다.
SK는 FA였던 정우람과 윤길현을 동시에 내보내게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가지고 SK다. 실제로 정우람과 윤길현이 나갔지만 박희수, 박정배, 신재웅, 전유수, 문광은 등 타팀에서 부러워할 만한 투수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정우람과 윤길현은 이번 시즌 뒷문을 지켰던 필승조다. 필승조 두 명이 한꺼번에 빠지게 되면서 생기는 연쇄 효과는 어쩌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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