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김현수(28)가 꿈의 무대를 밟는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사인을 마치면서 김현수는 사상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야수가 됐다.
볼티모어는 24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현수와 2년 700만달러(약 82억원) 계약을 맺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 KBO서 ML로 직행한 세번째 야수, 네번째 선수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현수는 올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했다. KBO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1131경기 1294안타 142홈런 771타점 3할1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으로 팀의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후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8경기 11안타 13타점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맹활약을 펼치며 대회 초대 MVP로 선정됐다. 그리고 한국이 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직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더 큰 무대를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FA 우선 교섭권을 가지고 있던 원소속팀 두산은 김현수가 해외 진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성공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의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은 김현수는 특히 코너 외야수가 필요했던 볼티모어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17일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의 댄 코널리 기자를 통해 볼티모어와의 계약 합의가 알려졌고, 이날 구단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이로써 김현수는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네번째 선수가 됐다. 야수로서는 올해 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강정호, 지난달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마친 박병호에 이어 세번째다. 또한 외야수, 좌타자로는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
▲ FA 자격으로는 야수 최초
김현수는 야수로서 세번째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다. 하지만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와 박병호는 김현수와 달리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 케이스다. 김현수는 포스팅이 아닌 FA로 당당히 협상에 임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냈다.
사실 메이저리그 FA 1호 계약자는 투수 윤석민이었다. 지난해 투수 윤석민이 FA 자격 최초로 볼티모어와 계약을 했었다. 그러나 3년 보장 금액 575만달러의 다소 아쉬운 조건이었고,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 조항에 오히려 발이 묶이며 결국 윤석민은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따라서 만약 김현수가 순조로운 절차에 따라 메이저리그의 타석에 들어선다면, KBO에서 FA 자격 최초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선수가 된다.
김현수는 FA를 통해 이뤄진 계약인 만큼 계약 조건도 유리하게 이끌어냈다. 2년 700만 달러라는 금액은 주전 보장을 시사하는 기대감이 담긴 액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계약기간이 2년으로 김현수는 2년 뒤 초대형 계약까지 노려볼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 2년이 지나도 김현수의 나이는 만 30세에 불과하다.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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