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KBO 막내의 겨울 행보가 심상찮다. 고삐를 단단히 죈 kt 위즈가 스토브리그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이제 1군 무대 두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kt다. 그동안은 신생구단으로서 특별지명, 신인지명, FA, 2차드래프트, 외국인 선수 등 전력 구성에 있어서 혜택을 받아왔지만, 올해를 끝으로 그마저도 사라지게 된다.
최소한의 출혈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kt의 준비는 철저했다. 시즌 마무리와 동시에 부족한 포지션에 대한 진단을 끝내고 곧장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스토브리그에 돌입하자마자 내부 단속을 시작하고 외부 영입에 착수한 게 대표적이다. kt 관계자는 "다른 구단에 비해서 우리가 전력이 약한 게 사실이다. 이를 최대한 빨리 보강하기 위해 창단 전부터 시스템을 구축했고 선수풀을 다 만들어놨다"라며 "시즌이 끝나고 자체적으로 필요한 선수에 대한 계산이 빨리 이뤄졌고, 이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라고 재빠른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신생 구단의 특성상 팀 전력의 대부분을 젊은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팀컬러는 양날의 칼이 됐다. 신참 선수들의 패기는 충분했지만 상대적으로 고참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다. 시즌 중 조범현 감독은 "2군에서 뛰며 경험을 쌓아야 하는 선수들을 어쩔 수 없이 1군에서 데리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육성이 어려운 환경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외부 베테랑 영입에 나선 이유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통산 3할타율의 외야수 이진영이 합류했고,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유한준까지 FA를 통해 영입했다. 그 외에도 김연훈, 신현철, 이희근, 안정광 등 중고참 선수들까지 합류했다. 베테랑 타자 김상현과의 FA계약서에도 도장을 찍으면서 집토끼 단속에도 성공했다. '신구조화'를 위한 준비를 마친 셈이다.
육성에 초점을 맞춘 코칭스태프 영입도 이뤄졌다. kt는 타자진에 비해 투수진이 약하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투수 육성 총괄코치'직을 신설했고, 그 자리에 차명석 前 LG 수석코치를 앉혔다. 그 외에도 퓨처스군과 빅또리(잔류군)팀에만 코치 4명을 새로 영입하면서 '화수분 야구'를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마운드 강화'에 집중한 외인 구성도 모두 마쳤다. 야구 안팎으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타자 앤디 마르테와는 일찌감치 재계약 합의를 끝냈고, 요한 피노를 끝으로 슈가레이 마리몬, 트래비스 밴와트까지 세 명의 투수를 모두 새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외인 구성을 마친 다른 팀들이 주로 재계약 위주의 절차였고, 그 외팀들은 아직도 외부 영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kt는 어떤 형님들 보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더이상 어리다고 놀릴 수 없게 됐다. 재빨리 움직인 kt는 이미 이제 다음 시즌 전력 구상을 마쳤다. 이제 관건은 이 선수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활용하는 지 여부다. 제 9구단이었던 NC 다이노스 역시 신생팀의 이점을 잘 활용해 팀을 빠르게 안정시켰고, 그 결과 창단 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낸 바 있다. 2016년의 kt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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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