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업계와 팬덤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롤판에서는 '카더라'가 돌면 90% 이상은 모두 맞더라."
실제로도 그렇다.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 선수의 팀 탈퇴같은 공식 뉴스로 게시물이 올라오면 어디서 다들 듣고 왔는지 댓글에는 이미 그 선수의 행보들이 모두 적혀있다. 그 정확도는 관계자들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다. 물론 개중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도 많은게 사실이다. 우스갯소리마냥 90% 이상의 정확도는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매우 정확한 정보들이 댓글로 올라오는데, 어디서 흘렀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내부 비밀을 흘린 것이다.
" 오늘 아침 마린, 스코어의 호텔 방에서 마린에게 LGD 공식 유니폼을 입히고 사진을 찍고 있었어. 근데 방에 들어가니까 스코어가 샤워하고 있더라. "
" 스코어가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마린이 스코어를 쳐다보고, 나와 눈이 마주쳤어. 우린 바로 방 밖으로 도망갔고 스코어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 "
- LGD의 글로벌 매니저 Jenny Lee의 트위터.
여기서도 동양과 서양 게임 판의 차이를 조금 목격할 수 있다.
한국,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는 같은 네트워크 안의 사람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가 새나가는 것에 대해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 이미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들여오는데에 대한 가치가 높지 않고,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서양권에서는 그 네트워크의 규모가 매우 작을 뿐더러 새어나간 정보를 바탕으로 로비 활동을 벌이거나, 바로 다음날 상의 없이 뜬금없이 뉴스로 올라오는 등 악용될 소재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꺼리는 편이다.
동양권에서는 '알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정보를 혼자 돋보이기 위하여 SNS에 올리는 등의 행보를 보일 필요가 없지만 - LGD는 동양권 팀이고 참고자료의 트위터 계정도 동양인이지만 서양권을 대상으로 한 트윗이고 서양권의 사고방식과 매우 부합하다고 본다. - 서양권에서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가치가 매우 높고 그를 갈망하는 수요들도 많기 때문에 이렇게 '썰'을 푸는 사람들의 인기가 많아지는 편이다.
그를 이용해 인터넷 방송이나 SNS에서는 썰을 풀고, 항상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흔히 말하는 '북미잼'이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나친 드라마들은 건강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나 정통 스포츠를 궁극점으로 보고 있다면, 적당한 드라마는 필요악이지만 지나친 드라마는 게임 판을 단순한 예능 판으로 만들 뿐이고, 열심히 게임만 하는 선수들에게 피해를 끼칠 뿐이다.
대한민국은 투자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이스포츠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되어 있는 나라이다. 점점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고려할때, 정보가 어느정도로 공개되어야 하는지 그 수도꼭지를 잘 조절하고, 드라마의 수위를 잘 조절하여 다른 나라에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러스트보이' 함장식 / 정리=박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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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