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올 겨울 한화의 노선은 분명하다. '윈 나우(Win Now)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단연 한화의 행보는 눈에 띄었다. 중하위권 대부분의 팀들이 '리빌딩'을 내세우며 부지런히 유망주 수집에 나섰지만, 한화 만큼은 달랐다. 윈 나우, 즉 당장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실력이 검증된 '즉시 전력감'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때문에 선수단 고령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한화는 당장이 급하다. 지난 2008년 이후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고, 우승(1999년)했던 기억도 이제 까마득하다. 최근 몇년새 공격적인 외부 FA로 전력 보강에 나섰고, 올 시즌은 김성근 감독까지 영입하며 강팀 만들기에 열을 올렸지만 눈 앞에서 가을야구 입성에 실패했다. 게다가 이용규, 정근우, 김태균 등 팀의 주축 선수들도 이제 전성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보는 데는 앞으로의 몇 년이 적기라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 즉전감 베테랑 IN: 장민석 차일목 송신영 정우람 심수창 이재우
지난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세 명의 베테랑들이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장민석(33), KIA 타이거즈의 포수 차일목(34), 넥센 히어로즈의 투수 송신영(38)을 선택했다. 지명이 끝난 뒤 한화는 "전체적으로 경험이 많고 즉시 전력감으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 위주로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조는 FA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최대어였던 정우람(30)을 잡은 건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롯데의 스윙맨 역할을 했던 심수창(34)을 영입한 건 다소 의외였다.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던 두산의 방출선수 이재우(35)까지도 한화의 러브콜을 받았다.
총 6명의 고참급 선수가 한화에 합류하게 됐다. 이 중 막내는 나이 서른인 정우람이다. 그를 제외하면 다들 프로물을 먹은지 한참인 30대 중후반의 베테랑 들이다. 오래 남지 않은 현역 생활을 앞두고, 제 2의 전성기를 꿈꾸는 선수들이 한화에 합류한 셈이다.
▲ 강속구 유망주 OUT: 박한길 최영환
FA 영입에는 보상선수의 리스크가 따른다. 심수창을 대신해 롯데가 선택한 건 우완 파이어볼러 박한길(21)이었다. 150km를 직구가 강점인 강속구 유망주였지만 아직 이렇다할 실력을 검증해내진 못했다. 롯데는 "미래 마운드 전력 구축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선택 배경을 전했다.
뜻밖의 출혈도 있었다. 또다른 강속구 유망주였던 최영환이 이튿날 연이어 롯데로 이적했다. 수술과 재활로 당장 뛸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육성선수를 제안하고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원칙적으로는 자유계약 신분이기에 그 틈을 롯데가 잘 파고들었다.
이로서 두 명의 강속구 유망주들이 모두 롯데로 유출됐다. 제구가 중요한 시대라지만, 150km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은 구단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자원들이 연달아 빠져나가면서 한화로서도 씁쓸한 뒷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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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