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내가 팀에 잘 융화되는 것만 생각하겠다."
이번 FA 시장에서 '박석민 이적'은 가장 의외의 소식 중 하나였다. 대구고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 2004년 삼성에 1차 지명돼 올해까지 삼성에서만 10시즌을 뛰었다. 올 시즌에는 주장까지 맡아 경기 외적으로도 팀을 이끌었다. 그만큼 박석민이 삼성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프로 12년차 만에 잡은 FA 기회 역시 소중했다. 친정팀과의 협상은 일찌감치 결렬됐고,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시장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총액 96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으로 NC 다이노스와의 사인을 마쳤다. 이제 NC의 이름을 달고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NC맨으로서의 첫 스타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지금, 어느때보다 조심스러웠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라고 말문을 뗀 박석민은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N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이제 제가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새로운 감독의 야구를 배우는 일도 설렜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에 머무는 동안 세 명(김응용-선동렬-류중일)의 감독의 밑에서 야구를 했다. 이제 김경문 감독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터다. 박석민은 "이제 명장 중 명장 밑에서 또 다른 야구를 배우게 됐다"며 "이런 야구도 배우고 저런 야구도 배우면서 공부를 많이 해보는 게 제가 지도자가 됐을 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테임즈와의 만남도 고대하는 일 중 하나였다. 박석민은 평소 삼성의 외국인 선수 야마이코 나바로과 절친한 사이다. 경기 중 둘이 보여준 약속된 세리머니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석민은 "성격도 좋고 성적도 좋은 나바로다. 이런 용병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옆에서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라며 "테임즈 역시 인성도 실력도 좋은 선수라고 들었다. 또 배울 게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관건은 '적응'에 달렸다. 이제 마산에 새둥지를 틀고 낯선 환경과 마주해야 한다. 대구에 터를 잡고 야구 인생 전부를 보낸만큼, 평소 친분이 있던 선수도 대구고 출신 이재학, 상무 동기 손시헌 정도다. 하지만 박석민은 "친해지는 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만 팀에 잘 융화되면 된다"며 손사레를 쳤다. 팀 컬러에 잘 녹아들어가는 것, 박석민이 꼽은 올 겨울 최우선순위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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