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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조승우 "연기 대결? 서로 시너지 내는 앙상블" (인터뷰)

기사입력 2015.12.04 06:45 / 기사수정 2015.12.04 02:51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조승우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와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은 지난 달 19일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400만 관객을 돌파,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조승우가 있다. 올해 영화 '암살'에 특별 출연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그지만, 정식 스크린 복귀는 2012년 '복숭아나무' 이후 3년 만이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조승우는 극 중 무족보인 이유로 늘 승진을 눈앞에 두고 주저앉는 검사 우장훈을 연기했다.

'내부자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승우는 "이전까지 작품 선택에 있어서 내 주관이 많이 작용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주변에서도 내가 정말 이 역할에 잘 어울린다고 많이 얘기를 해줘서 그걸 믿고 가보고 싶었다. 또 이병헌이라는 멋진 배우가 출연하지 않나.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기도 했다"고 출연을 결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개봉 전 열린 '내부자들' 제작보고회에서는 조승우가 영화 출연을 세 번이나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며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조승우는 "검사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작품에 끼어들면 안 될 것 같이 지레 겁먹고 망설였었다"고 말했었다. 우민호 감독의 끈질긴 구애 끝에 출연을 결정한 조승우는 원작 웹툰에는 없는 캐릭터를 신선하게 창조해내며 극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는 "이 작품이 부정적인 것을 다루고는 있지만, '이런 사회에서도 한 줄기 빛은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잘 빠진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영화를 접한 소감을 전했다.

조승우는 우장훈을 '내부자들' 속 인물들 중 가장 단순한 캐릭터라고 손꼽았다. "우장훈 역할이 입체적이거나, 감정의 기복이 엄청나다거나 그런 것이 아닌 조금 단순하다고 생각을 했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표는 하나, 정의로움을 추구하는데 내가 여태까지 받았던 피해들을 보상받고 싶어 하기에 본인도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상구(이병헌 분)를 이용해서든지 어떻게 해서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를 이뤄보자"는 생각으로 달린다"라고 설명한 그는 "그렇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도 그 부분만 바라보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을 이었다.



함께 연기한 이병헌은 조승우가 데뷔 이전부터 자신의 스타로 여겼던 배우이기도 하다. 조승우는 이병헌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순간들을 회상하며 "이병헌 형과는 이전부터 함께 하고 싶었다. 병헌이 형이 이 작품을 순식간에 읽고 출연을 결정했단 얘길 들어서, '형이 이 정도의 애정을 갖고 결정한 데는 내가 느끼지 못한 뭔가가 있나 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했다.

또 "병헌이 형은 한국을 넘어서서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배우이지 않나. 국내에 몇 없는 그런 행보 자체가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승우는 '내부자들'을 통해 이병헌과 자신을 비교하는, 혹은 자신을 향해 '스타'라고 칭하는 이야기에는 항상 좌불안석이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1999년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 이후 어느덧 16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고집을 많이 부리면서 연기를 해 왔다"고 말문을 연 조승우는 "'춘향뎐'을 하고 나서 일이 안 들어왔을 때 소극장 뮤지컬 무대에 들어갔었다. '영화는 원래 내 꿈이 아니었으니, 돈을 벌지 못해도 소극장에서 하고 싶은 뮤지컬을 하자'고 했던 게 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20대 초반을 보내면서 무조건 하고 싶은 것만 했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하자고 해도 맘에 안 드는 건 안했을 때였다"라고 예전을 떠올렸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영화를 하나둘씩 촬영하다 보니 점점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되고, 그렇게 뮤지컬과 영화를 쭉 하게 됐다. 주위에서는 인지도도 더 쌓고 돈도 벌려면 방송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영화와 뮤지컬만 해서도 광고를 찍고 돈도 벌게 되더라. 스스로에게 '고집부린 보람이 있네'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결국 하고 싶었던 얘기는 전 톱스타가 아니기에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는 것 같다. 재밌게 잘 촬영했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내부자들'에는 조승우와 이병헌을 비롯해 백윤식, 이경영, 김홍파, 정만식, 배성우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의 등장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조승우는 "연기대결이라는 표현이 종종 나오는데, 사실 그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연기는 공동 작업이고 한 작품 내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지 않나. 서로 호흡을 맞추고 시너지를 내는, 앙상블이고 하모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자신의 작품들을 대하는 조승우만의 소신은 또 있었다. 그는 "세월이 흘러서 10년, 20년이 지나 내가 했던 작품을 다시 봤을 때도, 그 시대의 반짝이는 사회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잘 만들어진 고전처럼 그만큼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올해 영화뿐만이 아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의 10주년 공연, '베르테르' 등으로 무대 위에 오른 것은 물론, '암살' 특별출연과 '사도' OST 참여, 이번 '내부자들'까지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오며 팬들로부터 '소승우(소처럼 일하는 조승우)'라는 애정 넘치는 애칭까지 얻게 된 그다.

조승우는 "뮤지컬 기념 공연도 하고, 영화도 오랜만에 하고 '암살'에서는 예상치도 못하게 우정출연을 해서 천만 관객도 넘었다. 모바일메신저에도 '2014년과 2015년은 정말 온전하게 나의 서른다섯, 여섯을 무대에 쏟아 부은 시간이다'라고 써놓았었다"고 웃음 지었다.

"이 시간들이 굉장히 의미가 있고 보람됐다"고 정리한 그는 "다만 요즘 굉장히 고독함을 느끼고 외롭다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마지막까지 유쾌함을 잊지 않았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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