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완주, 조용운 기자] 권순태(31,전북)의 두 번째 A매치도 라오스였다. 공교롭게 A매치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 모두 라오스를 상대한 권순태다.
권순태는 지난 1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6차전 라오스 원정경기를 치렀다. 김승규(울산)가 군사훈련으로 빠진 자리를 메운 수문장은 권순태였다.
권순태에게 라오스는 낯선 상대가 아니다.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을 상대다. 대표팀과 인연이 좀처럼 없던 권순태는 지난 9월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워낙 실력차가 큰 상대인터라 권순태는 90분 동안 공을 잡아볼 기회가 없었다.
경기 내내 홀로 골문만 지키던 권순태는 몸이 굳었는지 후반 한 차례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비판만 들었다. 권순태의 A매치 데뷔전을 그렇게 끝났고 다시 기회는 없었다.
2개월이 흘러 권순태가 만난 상대는 또 라오스였다. 올해 대표팀의 마지막 A매치에 임한 권순태는 이번에도 크게 활약할 틈도 없이 5-0 대승의 경기를 마무리 했다. 이를 두고 축구팬들은 '권순태가 심심했겠다' '권순태는 샤워를 할 필요도 없겠다'는 말로 뭔가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권순태의 생각은 달랐다. 19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권순태는 라오스전 질문에 "영광"이라는 단어를 썼다. 그는 "내게 A매치 첫 경기를 뛰는 것은 영광스러웠던 경기였다. 어쩌면 9월 라오스전이 내게는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었다"며 "그래선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실수 때문에 늘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 전북에서 우승을 하고도 라오스전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렇기에 실수를 만회한 이번 라오스 원정은 권순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했다. 권순태는 "이번 원정은 대표팀에 있어 중요한 경기였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야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그래선지 부담이 심했다. 스스로 만족하는 경기를 하자고 되새겼고 다행히 웃으면서 마무리를 했다. A매치를 뛴 것에 행복한 마음뿐"이라고 웃어보였다.
다음 목표는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되는 것이다. 그는 "선수라면 대표팀 욕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대표팀에 대해 내려놨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내게 왔다"면서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며 배운 부분이 크다. 다음 소집은 내년 3월인데 그때까지 전북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면 기회가 다시 올 것으로 생각한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다시 가고픈 생각이고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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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