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7 14:42
스포츠

'금의환향' 추신수 "7개월을 2년같이 보낸 시즌이었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5.11.15 11:52 / 기사수정 2015.11.15 12:17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소공동 , 이지은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33,텍사스)가 금의환향했다. 

추신수는 1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귀국 및 향후 계획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오전 5시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추신수는 2년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2013년 겨울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던 추신수는 팔꿈치 부상에 대한 여파를 털어내지 못했다. 첫 시즌 타율 2할3푼2리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즌을 보냈다. 팀 역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라는 오명을 안으며 가을야구 입성에 실패했다.

올시즌 전반기 타율 2할2푼1리에 그치며 부진을 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고액 연봉자였던 만큼 이적설도 끊임없이 터졌고, 팀 내 플래툰플레이어같은 활용도에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겹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듯했다. 하지만 후반기 타율 3할4푼3리 11홈런 44타점 를 기록하며 소속팀 텍사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초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데 이어 9월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올 시즌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소감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게 정말 맞는지 시즌 끝나고 생각해봤다. 개인적인 것 보다도 팀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시즌 초반에 너무 안좋았었기에 야구 외적으로 배운 것도 많다. 앞으로 야구 인생이 몇 년 더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특히 정신적으로 많이 배웠던 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즌 초반에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후반기 맹활약했다. 가장 기억나는 시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사이클링 히트'를 쳤을 때 같다. 언젠간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동양인 최초'로 이뤘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 클리블랜드 시절 20-20했을 때도 '동양인 최초'라는 말이 굉장히 맘에 남았다. 특히 안 좋은 상황에서 나왔다는 건 더 좋았다. 마지막 3루타를 치고 1루에서 3루 밟는 시간이 7초밖에 안 됐는데 올해 전반기 안 좋았던 기억들, 힘들었던 기억들이 모두 다 지나갔다. 3루에 슬라이딩하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맘 속에서 정말 큰 소용돌이가 쳤다."

-메이저리그에서 남기고 싶은 기록은.
"사실 난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도 아니고, 타율이 높은 선수도 아니다. 뭔가 한 분야에서 특출나게 잘 하는 선수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다. 나는 여러 방면에서 골고루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안 아프고 오래오래 꾸준히 출장하고 싶다. 동양선수로서 박찬호 선배가 걸어왔던 것 처럼 항상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조언해줄 점이 있다면.
"한 선수 한 선수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대호 같은 경우 내가 운동을 하면서 인정하는 몇 안되는 선수다. 대호의 마지막 꿈이 메이저리그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한 2~3년 전에 왔으면 하는 생각에 아쉽긴 하지만, 지금 와도 충분히 잘 할 것 같다. 주력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호보다 못 뛰는 선수들도 종종 봤다. 박병호의 경우 텍사스 캠프장에서 두세번 만나서 이야기해본 적 있는데 '미국에 갈 준비가 돼있구나,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있다보면 한국야구 접하기 힘든데도, 박병호가 너무 홈런을 쉽게 친다는 것을 듣게된다. 한국야구 수준이 낮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와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강정호도 와서 너무 잘하고 있지 않나.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자신의 꿈들을 펼쳐봤으면 한다. 많이 왔으면 좋겠다."  

-올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아내 하원미씨의 한 마디는 무엇인가.
"위치가 바뀌다보면 내가 어디서 시작했는지 어떻게 왔는지를 잊어버리게 되는데, 그걸 새겨준 사람이 아내다.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 큰 것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 보니까 시즌말 전광판을 봤을 때 내가 생각지도 못한 성적이 나와서 정말 놀랐다. 뭔가를 바꾸려고 할 때는 조그만것부터 시작해야하는구나를 배웠던 것 같다. 부인의 장점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같다는 점이다. 제가 제일 힘들 때 마이너리그 생활을 할 때 같이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안다. 운동장에서 안 좋으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티가 나는데 그럴때마다 잘 맞춰준다. 아이까지 돌봐가면서 나에게 이렇게 대해준다는 게 더 고맙다."

-다음시즌 자신과 팀의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개인 성적보다도 팀의 성적이 더 우선이다. 사실 다르빗슈가 빠지면서 그 누구도 텍사스가 우승할 꺼라 생각하지 못했다. 말은 선수들도 자신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될까'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팀도 4~5월간 힘들다가 조그만것부터 시작하다보니까 어느새 1위팀과 2~3경기차가 됐고 우승까지 했다. 내년은 정말 기대가 되는 시즌이다. 다르빗슈와 콜 해먼스 이 원투펀치가 돌아온다. 불펜진에서도 이번에 트레이드 통해 2명 보강이 있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즌까지 부상만 없다면 좋겠다.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합류 못했는데, 대표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시즌 말쯤에 관련된 얘기를 처음 들었다. 당시 선두를 다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경황이 없었다. 메이저리그의 방침이 없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40인에 포함된 선수는 못 나간다고 전해듣게 됐다. 대표팀에서는 동료들과 야구 외적으로 지내는 시간도 있고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하면서 못 느끼는 걸 많이 느끼는 시간이다. 국가대표로서 받은 혜택에 대해서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모든 상황 자체가 잘 안 맞았던 것 같아 아쉽다. 이젠 응원하는 입장이 됐다. 우리 선수들은 항상 잘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마이너리거들의 동반부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도 그런 시간 오래 보내봤기에 마이너리그에서 충분히 고생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다. 메이저든 마이너든 많은 선수들이 수술한 경험이 있다. 아프고 수술하고 하면 이 순간이 끝날 것 같고 갈 곳이 없다는 느낌이 오지만, 그것만 이겨내면 앞으로 또 다른 기회가 있다. 포기하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하면 두 발을 더 뛸 수 있는 시간이 온다. 그 선수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언젠간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때 경기 중 '노란 리본'을 단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처음 그런 일이 있었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제 마음이 시켜서 한 일이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너무 슬프고 쉽게 잊혀진다는 게 맘이 안 내켰다. 그런 것에 대해서 표시하고 싶었다."

-오랜만에 찾은 한국땅, 가족들과 어떻게 보낼 예정인지.
"짧은 2주일동안 머무는 만큼 의미있는 일 많이 하고 싶다.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면서 제가 도울 수 있는 것 돕고 그렇게 보내고 싶다" 

-마지막 한 마디.
"올해 정말 7개월을 2년같은 시즌을 보냈다. 배운점 느낀점도 많다. 앞으로 뭘 해야하는지 느끼고 배웠기 떄문에 내년에 기대를 해달라고 한다기 보다는 내년에도 항상 그자리에 그렇게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서 국민들에게 재미를 더 줬으면 좋겠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소공동, 권혁재 기자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