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지피지기 백전백승' 이대은(26,지바롯데)이 전하는 일본 타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이대은도 이제 막 일본에서의 첫 시즌을 끝냈다. 올 시즌 미국에서 막 지바 롯데 마린스의 유니폼을 입은 만큼, 그에게도 일본 리그는 낯선 땅이었다. 선발의 자리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한동안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총 37경기 9승9패 4홀드 3.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일본 리그에 적응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으로서는 호재다. 그동안 일본에 타자로 진출한 선수들은 왕왕 있었지만, 투수로 진출한 숫자는 훨씬 적다. 특히 선발투수로 좁혀보면 더 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대은은 선발과 불펜 모두를 경험했다. 현재 일본 대표팀의 모든 타자를 상대해본데다, 이제 막 한 시즌을 마친만큼 경험도 따끈따끈하다. 영상, 데이터로 막을 수 없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일본대표팀의 타선은 그 어느때보다 막강하다.각 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한 이들이 각출돼 누구 하나를 경계대상으로 꼽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물론 핵심 타자들이 중도 하차했지만, 그래도 그 위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대은 역시 "모든 타자들을 다 경계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야구와의 차이점으로는 '홈런타자'를 꼽았다. 한국의 타자들은 클린업트리오를 포함해 테이블세터, 하위타선까지 홈런을 때려내곤 하지만, 일본은 중심타선을 제외하고는 아예 홈런을 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대은은 "일본 타자들은 말 그대로 '홈런 타자'가 아니면 장타를 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특히 체구가 작은 타자들은 무조건 컨택에만 집중한다. 투수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지칠 수도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끈질기다'는 게 일본 타자들에게 받은 인상이었다. 실투를 노려 투수를 한 번에 무너뜨리기 보다는 끈질지게 기다려 투수의 진을 빼놨다. 이대은은 "제구가 안 되는 날이면 일본 타자들은 일부러 안 치는 게 보인다. 그냥 스트라이크 하나는 먹고 시작한다는 느낌이다"라며 "미국에서는 그런 게 없었다. 그냥 본인 노린 공이 들어오면 휘두른다. 하지만 여기는 아니다. 내가 안 좋은 걸 알면 일부러 기다리는 게 보여서 부담스럽다"라며 차이를 설명했다.
마운드에 올라가 제구가 한 번 흔들리게 되면, 일본의 타자들은 이를 집요하게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존 안으로 들어오는 볼은 커트해내고, 회심의 변화구에는 배트도 내지 않는 식이다. 이렇게 볼카운트 싸움에서 말려들어가게 되면 투수는 더 흔들리는 악순환이 펼쳐진다. 결국 누가 말리지 않느냐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게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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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