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다. 제일 센 팀이 첫 상대라 일본도 우리도 그렇게 됐다."
첫 판부터 끝판왕이다. 대표팀은 6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날아가 8일 일본대표팀과의 '프리미어 12' 개막전을 갖는다. 시작과 동시에 가장 센 상대를 맞닥들이는 셈. 하지만 그만큼 꼭 잡아야 하는 경기가 됐다. 김인식 감독은 "제일 센팀이 첫 상대가 됐다. 무조건 잡아야 한다"며 한일전을 앞두고 전술 고민을 거듭했다.
그만큼 잘 꿰어야 하는 첫 단추다. 일본은 여러가지로 이번 대회에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다. 세계여자소프트볼연맹(WSBC)이 주관하는 프리미어 12는 올해는 일본프로야구(NPB)와 손을 맞잡았다. 개막전, 준결승전, 결승전 등 굵직한 경기들은 모두 일본에서 치러지는 홈의 이점도 있다. 게다가 한일전을 앞두고 예고된 일본의 선발 투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로, 경기가 치러질 삿포로돔이 자신의 프로팀 홈구장이다.
모든 게 한국팀에 불리한 상황, 하지만 이 산만 넘으면 5부 능선은 넘어서게 된다. 그렇기에 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선발 투수도 딱히 못박지 못한 상황, '일본 킬러' 김광현(SK)이 유력하다는 예상만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김인식 감독 역시 그랬다. "지금으로선 김광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시일이 있어서 우리 자체에서 좀 더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며 한 발 물러났다.
상대팀은 일찍이 선발투수를 예고했다. 이제 한일전은 이틀 남은 상황, 한국의 선발이 아직도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건 그만큼 중요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은 "선발이 6~7이닝 정도 던져주며 정상적으로 해주고, 그 뒤 불펜이 끊어가며 막아준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꼭 잡아야 하는 경기이니 만큼, 여러가지를 생각하며 구상 중이다"라며 자신의 고민을 전했다.
그 중 하나가 이대은과의 '1+1' 방식이었다. 지난 4일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선발로 김광현을 예고했던 바 있다. 하지만 사실상 첫 번째 투수에 가까웠다. 투구수는 50구로 한정이 돼있었고, 그마저도 채 다 던질 기회가 없이 3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 다음 주자는 지일파 이대은(지바롯데)였다. 이날 4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뿌리며 'MVP'의 주인공이 됐다. 둘의 컨디션이 좋은 만큼, 이런 방법도 고려선상에 넣어뒀다.
"조별리그니 처음부터 경기가 잘 풀렸을 경우 후반에 선수들을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 일본전을 잡고 간다면 대표팀은 훨씬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모두 쓰여졌다. 무대에서 그 시나리오대로 경기를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김인식 감독은 너털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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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