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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수많은 면접 끝에 스펜서와 손잡은 이유

기사입력 2015.11.05 06:20 / 기사수정 2015.11.05 00:54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신선한 파격이다. 고르고 골라 쉐인 스펜서라는 낯선 이름의 이방인이 '히어로즈 식구'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는 4일 2016시즌 코칭스태프 변화를 알려왔다. 1군보다도 2군인 퓨처스리그 코칭스태프 개편이 파격적이다. 김성갑 전 퓨처스리그 감독이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로 이동한 후 감독직이 공석이었다. 차기 감독이 누구일지 궁금했던 가운데 넥센은 익숙치 않은 이름의 외국인을 신임 감독, 더 정확히 말하면 2군 필드 코디네이터로 임명했다.

앞으로 화성 히어로즈의 전반적인 훈련을 종합할 스펜서는 그간 KBO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양키스(98~02), 텍사스(03), 클리블랜드(03), 메츠(04) 등에서 외야수로 뛰었고, 메이저리그 통산 538경기 타율 2할6푼2리 59홈런을 기록한 후 은퇴했다. 양키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3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다만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면서 아시아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선수 은퇴 후 미국으로 돌아가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 등에서 타격 코치로 활약 후 이번에 히어로즈와 계약을 하게 됐다. 

놀라운 소식이었지만, 넥센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일"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장석 대표가 궁극적 목표로 삼는 '메이저리그식 팜 시스템 구축'은 '총괄 코칭 제도'부터 시작됐다. 넥센은 1년전인 2014시즌 종료 후부터 2군과 육성군에 일부 '코치' 대신 '총괄' 제도를 시행했다. 



여기서 말하는 총괄이란 메이저리그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는 방식이다. 보통 그간 KBO리그의 2군과 육성군에서는 코치마다 훈련 방식, 목표가 달라 배우는 선수 입장에서는 혼선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가끔씩은 코칭스태프 사이의 불화가 선수의 훈련 전체를 꼬이게끔 만들기도 했다. 

넥센은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메이저리그식 총괄 제도를 도입했다. 물론 한번에 정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넥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해왔지만 처음부터 완벽하긴 힘든 일이다. 계속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2군 필드 코디네이터로 스펜서를 영입한데 이어 전 소속 선수인 브랜든 나이트가 퓨처스 투수 코디네이터로, 고양 원더스에서 뛰었던 데럴 마데이가 투수 인스트럭터로 계약을 맺으면서 한꺼번에 3명의 외국인 스태프가 합류하게 됐다. 이 역시 파격이다. 

하지만 넥센은 메이저리그식 팜 시스템의 기본 중 하나인 총괄 코칭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 제도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외국인 코치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실행에 옮겼다.

넥센 히어로즈의 김치현 국제전략팀 팀장은 "미국에 건너가 직접 수 많은 사람들과 면접을 진행했다. 현재 메이저 구단 소속 코치일 경우 '템퍼링'에 해당될 수 있어서 미리 구단의 허락까지 받고 면접을 했다. 수 많은 면접 끝에 스펜서가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리 있는' 선택이었다. 김 팀장은 "스펜서는 아시아 야구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다. 한신에 있을 때도 주로 1군이 아닌 2군에 있으면서 반은 코치, 반은 선수로 뛰었다고 한다. 양키스 출신이다보니 한신 코치 미팅에도 들어가고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교감을 했다. 마이너리그와 NPB 2군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다 자신이 히어로즈의 2군 필드 코디네이터로 오게됐을 때 역할 이해도도 높았다. 그래서 낙점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스펜서가 나이트와 친분이 있는 것은 금상첨화다. 넥센 측도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모든 것이 결정된 후 뒤늦게 알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양키스 마이너리그 소속일때 한솥밥을 먹었고, 훗날 스펜서가 먼저 빅리그를 밟게됐지만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다. 코치로서의 호흡도 수월할 수 밖에 없다.

넥센에서 오래 뛰었던 나이트도 무조건 합격은 아니었다. "별도로 진행된 면접에서 현재 넥센이나 선수 육성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어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었다"는게 김치현 팀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고양 원더스에서 뛰며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마데이는 부상 후유증이 심해 선수 생활은 마감했지만, 인스트럭터로서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스펜서와 나이트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다면 마데이는 더 세심하고 꼼꼼한 코칭을 맡게될 예정이다. 

미래를 함께 만들 세사람은 내년 1월 중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때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넥센의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후 애리조나에 방문해 염경엽 감독을 비롯핸 1군 코칭스태프와 의견을 나누고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와 본격적인 발걸음을 뗀다. 대만에서 열릴 2군 선수단 스프링캠프가 첫 지휘가 될 것이다.

NYR@xportsnews.com/사진=양키스 소속 당시 스펜서 ⓒ 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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