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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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여우와 곰 사이 어딘가[XP초점]

기사입력 2015.11.04 09:28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전곡 작사, 일부 작곡, 총괄 프로듀싱. 가수 아이유는 지난 달 발표한 미니 4집앨범 '챗셔'를 통해 아티스트로서 첫 발을 뗐다. 성과는 화려했다. 신곡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줄세우기에 성공했고 방송활동 없이도 음악방송 1위에 무난히 올랐으며, 아이유의 콘서트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된 'Twenty three'에 브리트리 스피어스의 곡 'Gimme more' 속 추임새가 무단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브리트니의 목소리가 아니라면 해프닝으로 종결될 일이지만, 브리트리 스피어스의 것이 맞다면 아이유 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측에 정식으로 음원 소스를 사용하겠다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음원 소스의 무단 사용이 된다.
 
소속사 로엔트리는 즉각 "해당 부분은 편곡과정에서 작곡가가 구입해 보유하고 있던 보이스 샘플 중 하나"라 밝힌 뒤 "하지만 당사는 보이스 샘플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돼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브리트니 스피어스 소속사에 연락을 취해 해당 보이스 샘플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실 확인 후 결과에 따라 샘플 클리어런스 여부도 결정된다.
 
아이유가 프로듀싱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논란이 날벼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샘플링은 편곡 과정에서 진행되기에 편곡자의 막판 편곡에 따라 얼마든지 변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유가 총괄프로듀서로 나선 이상 이 책임을 피할 순 없다. 소속사 역시 공식입장을 통해 '보이스 샘플의 불분명한 출처'를 조심스레 전제하고 있는데, 이는 무단도용 가능성을 미리 대비하지 못했음을 일부 인정하는 것이다. 결국 브리트니의 목소리가 맞든 아니든, 소속사와 아이유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다행히 아이유와 소속사의 후속 대처는 빠르고 정확했다. 로엔트리는 "앨범 작업과정에서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에 문제제기를 해주신 브리트니 팬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설령 보이스 샘플 속 목소리가 브리트니의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샘플 하나까지 검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리 고개를 숙인 것. 
 
대중이 생각하는 아이유는 똑부러지고 음악적 주관 강한, 어디에 맡겨놔도 제 몫은 해내는 인물이다. 속내를 좀처럼 표출하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그의 모습을 두고 '여우같다'는 아니꼬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 아이유도 그런 시선을 의식한 듯 신곡 '스물 셋'에서 자신을 두고 '여우인 척, 하는 곰인 척, 하는 여우 아니면 아예 다른 거'라는 가사를 쓰기도 했다.
 
다른 상황에서야 어찌 됐든, 이번 논란에서 아이유는 제 가사처럼 여우같아야 하고 또 곰같아야 한다. 여우처럼 똑부러지게 대처해야 하고, 곰처럼 우직하고 묵묵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일면 억울함 있을지라도 책임은 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유와 소속사의 현재 대처는 문제 없이 현명한 편이다. 물론 논란이 발생한 것은 참 유감이다.
 
스물 세 살 아이유의 프로듀서 신고식이 참 요란하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로엔트리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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