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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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은 '가을'이 두렵지 않다

기사입력 2015.10.24 07:55 / 기사수정 2015.10.24 07:58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이번에 이미지 바꾼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공이죠."

롯데 시절 장원준(30)은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2008~2010년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 세 경기 출전해 모두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 됐다. 특히 2009년은 4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까지 떠안았다. 2011년 구원으로 등판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3경기 출전해 구원승은 한 차례 수확했지만 9이닝 6실점으로 그닥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 가을은 다르다. 준PO 2차전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선발승을 수확했다. PO 2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플러스로 선발승 요건을 채웠지만, 불펜의 실점으로 무산됐다. 그래도 올 포스트시즌 모두 2차례 선발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38로 호투하며 토종 좌완의 자존심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본인부터가 이런 변화를 잘 알고 있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장원준은 "그동안 가을에 잘 못해서 이미지가 안 좋았는데, 이번에 이미지 바꾼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성공한 것 같다"라며 흡족해했다.

변화는 의외의 곳에서부터 시작됐다. 144경기로 길어진 정규시즌 덕분이었다. 장원준은 "올해는 시즌이 늦게 끝났다. 그렇다보니 지금도 시즌을 연장해서 계속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게 도움이 됐다"라며 자가진단했다. '포스트시즌' 자체를 의식하지 않다 보니 그 이름이 주는 압박감도 옅어진 셈이다.

모든 게 정규시즌 모습 그대로다. 심지어는 주자를 항상 내보내고도 실점없이 틀어막는 '꾸역투' 자체도 여전하다. 장원준은 "매 시즌마다 있던 일이라 별로 신경 별로 안 쓴다. 나는 삼자범퇴가 거의 없는 투수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주자 나가는 것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점수를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는 이유도 덧붙었다.

1회가 가장 고비인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PO 3차전에서도 시작부터 2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만들었지만, 병살타와 땅볼을 유도하며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왜 항상 어렵게 시작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바로 "항상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나도 잘 던지고 싶다"라는 하소연이 터저나왔다. 이어 "그걸 너무 잘 알아서 신경쓰고 더 완벽하게 던지려다보니 꼬이는 것 같다. 지금은 주면 주는대로 신경 안 쓰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큰 경기에는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했고 그게 잘 됐던 것 같다"라며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안 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대비는 하고 있어요." 5차전까지 갈 경우 다시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상황, 장원준은 "그날 NC 타자들 상대로 몸쪽 활용을 안했다"며 과감한 몸쪽 승부를 예고했던 바 있다. 결국 최상의 시나리오는 펼쳐지지 않았고, 장원준은 5차전 끝장전을 위해 다시 선발 마운드에 선다. 달라진 가을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장원준에게는 몸쪽 공이 준비돼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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