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지는 놈이 자꾸 이유대면 안 돼."
NC 다이노스는 마산 홈 플레이오프 시리즈 첫 경기에서 0-7로 완패했다. 선발 해커는 4이닝 6안타 2피홈런 4실점하며 조기강판됐고, 타선은 상대 선발 니퍼트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총 3안타에 그쳤다.
무기력한 경기를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우선 정규시즌이 끝난 뒤 2주간의 공백이 있었다. 이미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르고 온 두산에 비하면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 게다가 해커는 야간(ERA 2.58)에 비해 주간(ERA 9.98)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1차전은 오후 2시 경기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모든 이유들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이 땐 이렇게 했었으면, 저 땐 저렇게 했었으면 하고 생각하면 끝도 없다. 모두 결과론이다"라며 "스포츠에서 더 잘한 팀이 이기는 게 당연하다"라고 일축했다. 1패는 1패일 뿐, 자꾸 사족을 달면 안 된다는 의미였다.
무리해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타선 침체로 누구보다도 답답할 김경문 감독이었지만 "감독은 너무 안까지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말을 삼갔다. 설명은 이랬다. 이미 전력분석팀이나 코치들이 자신의 방법으로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 방법론이 감독과 같지 않을 경우 선수들이 더 헷갈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대신 선수들을 믿었다. 전날 7점을 내준 배터리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자기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감독은 입을 열 필요가 없다"며 자신했다. 볼배합에 문제가 있지 않았겠냐는 질문에는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보면 볼이 많아진다. 홈런 맞았지만 투구 내용자체는 괜찮았다"며 두둔하며 외려 "포수한테 뭐라고 하면 포수 입장에서는 도망가는 피칭 하라는 게 아닌가. 감독이 포수의 기를 꺾으면 어떡하나"라는 반문이 나왔다.
안 좋은 것은 빨리 잊으려고 애썼다. 김 감독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게 다 힘들다. 그냥 오늘 이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시합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며 2차전 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경기의 결과는 2-1 NC승. 그대로 상승세를 탄 NC는 3차전에서는 16-2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4차전 다시 0-7의 패배가 반복됐다. 나흘만에 다시 만난 니퍼트 공략에 또 한 번 실패한 탓이었다. 이제 상대전적은 2승2패. NC는 안방으로 돌아가 한국시리즈 티켓을 두고 두산과 단판승부를 벌인다. 김경문 감독은 또 한 번 "모든 걸 깨끗이 잊고 5차전을 준비하겠다"는 대답으로 패배의 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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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