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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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승리, 상위스플릿 설계하는 포항

기사입력 2015.10.18 07:3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긴장감 없이 끝난 것 같던 상위 스플릿이 단 한 경기 만에 여러 시나리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황선홍 감독을 앞세운 포항 스틸러스가 리그 설계자 역할을 맡았다. 

포항이 기적 같은 승리로 우승과 2위 싸움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포항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4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지나고 후반 추가시간마저 다 흘러갈 때쯤 포항의 속도가 전북을 휘몰아쳤다. 전북의 맹공을 차분하게 막아낸 포항은 김승대를 앞세워 역습을 시도했다. 하프라인부터 전력 질주를 한 김승대는 권순태 골키퍼를 앞에 두고 옆에 달려오던 신진호를 향해 정확하게 패스했다. 신진호는 아무도 지키지 않는 골대 안으로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90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포항 선수들은 한 데 뒤엉켜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전북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그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고작 1분의 상황에 포항과 전북의 희비가 엇갈렸고 앞으로 4경기 남은 상위 스플릿의 시나리오도 풍부해졌다. 

정규라운드가 끝나고 상위 스플릿의 시선은 온통 3위였다. 전북이 남은 5경기서 승점8만 올리면 자력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서 추격하기 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 전북을 제외한 상위 스플릿 5개 구단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플릿 출발부터 당연하던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포항이 전북을 잡으면서 위아래 흐름이 확실하게 달라졌다. 여전히 전북이 1위를 유지하지만 2위 수원이 1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이기면 두 팀의 격차는 5점으로 줄어든다. 4경기 남겨두고 5점은 추격 가시권이고 최종전에서 전북과 수원이 만나는 만큼 마지막까지 우승을 두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특히 전북의 경우 잔여 4경기 중 3경기를 원정으로 치러야 하는 일정의 부담이 있어 안방서 치른 포항전 패배가 어느 때보다 뼈아픈 이유다. 

만일 포항이 차려준 밥상을 수원이 걷어찬다면 혼란한 상위 스플릿은 이제 2위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13경기 연속 무패로 어느새 2위 수원을 승점1 차이로 턱밑까지 따라붙은 포항이기에 수원이 달아나지 못하면 2위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전북을 꺾은 황선홍 감독도 "우승은 어렵지만 2위 탈환은 가능하다. 이제 4경기 남았고 목표까지 한발한발 나아가겠다"고 2위 싸움에 대한 강한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럴 경우 현재 4위와 5위에 올라있는 성남FC, FC서울에게도 최대 2위까지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터라 포항의 드라마 같은 승리가 잔잔했던 상위 스플릿을 금새 술렁이게 만들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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