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이 10월에 있었던 A매치 2경기도 승리로 마무리했다. 선수들에게 경기를 뛰고 이기는 것만큼 좋은 보약도 없는데 유럽에서 뛰는 태극전사들에게 어떻게 작용했을 지도 관심거리다. 최근 출전 기회가 다소 줄어든 이들에게는 또 재도약의 발판을 만드는 데 대표팀에서의 실전 경험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지 지켜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8월 대표팀의 순기능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당시에 유럽에서 부진한 몸놀림을 보여주던 구자철, 손흥민 등을 소집한 배경에 대해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대표팀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내 집'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내 집에 와서 편안하게 지내면서 재충전해서 돌아가라는 이야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이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자신들이 어떻게 한단계 성장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복귀해서 경기를 뛸 수 있기를 바라고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기도 하다"면서 대표팀이 때로는 외국생활을 하는 주요 선수들의 어깨를 펴지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특히 이번 10월 A매치 일정이 중요했다. 출전 기회가 들쑥날쑥한 이들이 몇몇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진수도 그들 중 한명이었다. 올해 김진수는 지난 시즌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2년차를 보내고 있다. 초기에는 왼쪽 붙박이 수비수로 뛰었지만 올 시즌 중반부터 팀이 수비라인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선수 구성을 일부 바꿨고 김진수의 입지도 달라졌다. 경기를 뛰는 일보다 벤치에 앉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조금은 좋지 않은 상황인데도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를 이번에도 소집해 자메이카전에 뛰게 했다. 꽤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감각이 무뎌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왼쪽 수비수로 공수에서 활발히 움직이면서 아직 죽지 않은 기량을 과시해 만족스러운 활약상을 남겼다. 이제는 이러한 대표팀에서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유럽으로 날아가 주전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김진수는 자메이카전이 끝난 후 "어느 정도 경기에 잘 안나와서 내 감각이 어떤 지 보려고 열심히 뛴 것도 있었다. 중간에 교체되기는 했지만 후회 없이 잘한 것 같다"면서 "호펜하임에서 경기를 나가고 안 나가고 하는 부분은 내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는 있찌만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무언가 부족하니까 못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처럼 다시 열심히 하고 있지만 분발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호펜하임으로 돌아가면 달라지겠다는 굳은 각오를 보였다.
영국 스완지시티에서 뛰는 기성용 역시 소속팀에 복귀하면 달라져야 하는 태극전사 중 한명이다. 올 시즌 첼시와의 개막전에서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간에 경기를 뛰지 못했던 기성용은 최근에 들어서야 서서히 스완지의 선발 멤버로 돌아오고 있다. 이제 막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흐름에서 대표팀에 와서 선발로 90분을 뛰었다는 점은 경기를 소화하는 체력과 경기감각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기성용은 "중간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출전시간이 조금 적어진 것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는다"면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내가 거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돌아가면 또 경기가 있는데 팀에게도 중요한 경기여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하는 지동원, 구자철은 10월 A매치 2연전에서 각각 골을 터트리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고 박주호와 석현준 등도 편안한 마음으로 소속팀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의 연승을 통해 만들어진 자신감이 유럽파 선수들에게 어떤 힘으로 작용하게 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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