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2년 전의 짜릿한 순간은 다시 재현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가 반가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만났다.
두산은 지난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만나 두 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준플레이오프 탈락이 짙어졌지만 '미라클 두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차전에서 4-3으로 신승을 거둔 두산은 4차전도 2-1로 잡아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5차전. 두산은 대타 최준석의 홈런을 시작으로 연장 13회에만 내리 5점을 몰아내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따냈다.
극적인 순간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그리고 두산에는 그때의 짜릿했던 순간을 맛본 선수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제 그 기억만 되살리기만 하면 된다.
넥센은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경기 만에 승부를 결정짓고 올라왔다. 치열한 혈전을 기대한 두산으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넥센의 출혈이 생각보다 컸다. '불펜 에이스' 조상우는 3이닝 동안 총 49개의 공을 던졌고, 한현희 역시 투구 수가 39개나 된다. 이틀의 휴식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경기없이 체력 비축한 두산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발 싸움 역시 무게의 추는 두산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넥센은 1차전 선발로 양훈을 예고했다. 양훈은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3번 구원 등판해 4⅔이닝 1실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마지막 세 경기에서 선발로 인상깊은 활약까지 펼치면서 넥센 투수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양훈이 올시즌 6이닝을 넘긴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반면 두산의 1차전 선발인 더스틴 니퍼트는 시즌 후반까지 부상으로 팀 전력에 있어 물음표인 상태였지만 마지막 세 경기 중 두 경기에서 승리를 챙면서 부활을 선언했다. 특히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거둘 정도로 내용도 좋다. 여기에 김태형 감독이 "과거 좋았을 때보다 더 구위를 비롯해 전체적인 면에서 좋은 상태"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현재 니퍼트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분위기도 두산이 좋다. 두산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3위를 확정지었다. 9월 중순 넥센에 3경기 차로 뒤져있는 4위였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순위를 바꿨다. 치열한 정규시즌 순위싸움에서 승자로 남으면서 두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사령탑도 바뀌었고, 한 해를 거른 만큼 두산 선수들은 가을야구 승리는 목말라 있다. 지난 2013년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지만,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거듭된 치열한 승부 속에 체력이 방전돼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두산에게 2013년과 같은 5차전 승부는 사치일 수 있다. 속전속결. 좋았던 기억만 되살려 빠르게 넥센을 잡고 올라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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